트럼프, 연일 파월 압박에 시장 우려 고조..."파월 사퇴 시 하루 새 달러 3~4% 급락"

  • "파월 해임되면 전 세계 금융시장에도 충격 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오른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에 불만을 표출하며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해임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일 파월 의장이 사퇴할 경우 달러 가치가 대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치은행 외환 전략 글로벌 책임자는 “시장에서는 파월 해임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실제 해임될 경우, 24시간 내 달러는 3~4% 급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30~40bp(1bp=0.01%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준 의장의 해임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해석될 것이며, 이는 미국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ING 그룹 전략가들도 “파월의 조기 퇴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현실화하면 달러 약세가 심화하고 유로, 엔화, 스위스 프랑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 사퇴 시 현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인하 기조로 돌아서는 동시에 달러에 대한 신뢰성이 약화되면서 달러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를 줄곧 촉구해 왔으나 파월 의장이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하자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아울러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파월 의장의 후임자를 조기 지명해 파월 의장의 영향력을 축소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 앞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재차 비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재임 기간 연준 건물 보수에 25억 달러(약 3조4425억원)를 쓴 점을 문제 삼으며 “파월은 우리나라에 매우 나쁘다. 우리는 지구상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차기 연준의장 후보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케빗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 해임 여부는 연준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의 질의에 어떻게 답변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연준은 해명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해싯 위원장은 “연준 본부 건물 공사는 FBI 청사 보수 공사 다음으로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프로젝트”라고 비판했다.
 
러셀 보우트 OMB 국장은 앞서 파월 의장에게 보낸 공식 서한에서 연준이 인공폭포, 대리석 장식, VIP 전용 엘리베이터 등을 포함한 공사를 추진해 총비용이 7억 달러(약 9600억원) 증가해 약 25억 달러(약 3조4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문제를 제기해 파월 의장 해임 명분을 축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파월 의장은 대통령이 사임을 요구하더라도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공사 비용 관련 보도에 대해 “명백히 오도된 것”이라고 반박하며, 연준 홈페이지 ‘자주 묻는 질문(FAQ)’에 공사 비용 증가에 대한 설명을 신속히 공개하는 등 방어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정치적 이유로 해임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며 이는 글로벌 통화 시스템에 중대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캐서린 저지 컬럼비아대 금융법 교수는 “이런 공세는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파월 의장에 대한 대중적 신뢰를 훼손하려는 정치적 시도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파월 연준 의장 해임 가능성은 여전히 낮게 평가된다.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에 따르면 현재 파월 의장 해임 확률은 20% 미만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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