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뒷이야기] 노바텍, 흔들리는 대표이사 줏대에 핏대 세운 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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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04-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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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주주 지분율 50% 이상 초과… "오너 입김이 강한 회사"

  • 대표이사 강조한 '도덕경영'과 다른 행보… 주주불만 폭발

노바텍 CI [사진=노바텍]

 
최근 노바텍의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가 추대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자본시장에서 희토류 수혜주로 주목받는 노바텍은 오너 지분율이 50%가 넘기 때문에 경영 전반에 오너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압도적인 지분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 의중이 담긴 안건이 부결된 것이다. 해당 안건이 주주의 외면을 받은 이유는 오춘택 대표이사가 전문성 있는 인물이 아닌 본인의 아내를 사내이사로 앉히려고 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오춘택 대표이사의 노바텍 지분율은 52.54%다. 특별관계자 지분까지 합산하면 55.54%가 된다. 4.24%에 달하는 자사주를 제외한 40.21%는 소액주주 지분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주주총회 안건 상정에 있어 경영권 분쟁 개입이 발생하기 어려운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이 오 대표의 아내인 박미나씨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대하자 주주들의 불만과 원성이 빗발쳤다. 박 후보의 이력이 사내이사와 거리가 멀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3월 9일 노바텍이 올린 주주총회소집공고 공시에 따르면 1986년생인 박 후보의 경력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노바텍에서 근무한 게 전부다. 당시 개인 투자자가 모인 종목토론방에서는 ‘회사 경영을 마음대로 하고 싶었으면 상장하지 말아야 했다’거나 ‘사내이사건 당장 철회하라’는 내용이 담긴 글이 다수 게시되는 등 분위기가 격앙됐다.
 
근무 경력이 3년이 채 안 되는 박씨가 사내이사 자리에 오르는 상황이 투자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바텍은 매출이 1000억원을 넘는 회사다. 지난해 노바텍의 매출액은 1105억원, 영업이익은 26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매출액은 △2019년 261억원 △2020년 679억원 △2021년 905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중국이 희토류 등 자원 무기화에 나선 가운데 노바텍은 국내 증시에서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중국 내 공장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회사 주가도 이달 들어 19.39% 상승했다. 문제는 3월 주총에서 오 대표가 보여줬던 행동이 모멘텀과 별개로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오 대표는 2017년 자신의 경영 철학이 도덕경영이라고 밝혔다. 당시 그는 "성공하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지금을 성실하게 살면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경쟁우위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살다보면 신의와 신망을 얻을 수 있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도덕경영을 강조했던 오 대표가 아내인 박씨와의 특수관계를 고려해 사내이사 후보로 추대했다고 보고 있다.

한 투자자는 오 대표에 대해 "엔지니어 경영인으로서 다짐했던 도덕경영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투자자를 비롯한 증권가에서도 오 대표의 행동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 대표가 박 후보의 사내이사 선임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생각조차 못했던 태도부터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안건을 부결시킨 것 역시 오 대표의 결정이다. 오 대표의 지분율이 52%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충분히 박 씨를 사내이사로 앉힐 수 있었다.
 
노바텍 관계자는 "대표님께서 부인을 사내이사로 추대했지만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혀 안건을 부결시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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