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스케치] 이창용 총재, 차분한 '갈색 넥타이'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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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기자
입력 2023-04-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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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은 총재, 갈색 넥타이 매고 입장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사진촬영을 위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김민영 기자]


사방과 책상, 명패까지 갈색(브라운) 계열로 채워져 차분함으로 가득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에 또 하나의 갈색이 더해졌다.

11일 오전 8시 56분쯤 금통위 의장인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짙은 갈색 넥타이를 매고 회의장에 마지막으로 입장했다. 차분함에 더해진 정적은 무거웠다. 회의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금통위원들의 입은 굳게 닫혀 있었고 그들의 면면에서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들은 좌석 앞에 마련된 노트북 화면을 응시하는 등 시선이 머물 만한 곳을 쉬이 찾지 못하는 듯했다. 

착석한 나머지 금통위원 6인의 테이블 앞에는 서류철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각종 자료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경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 결정을 내려야 하는 만큼 산처럼 쌓인 서류철 두께에서 그 무게감이 전해졌다.  

회의 시작시간인 오전 9시가 되자 '땅땅땅' 소리로 침묵이 깨졌다. 사진촬영을 위해 이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면서 낸 소리였다. 이내 "이날 금통위 회의가 마지막인 위원들이 있다"는 기자의 말에 이 총재는 "저는 아닌데요"라고 답하며 현장의 긴장감이 조금은 풀렸다. 그는 이어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의미있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한편, 여러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 회의 결과를 '동결'로 전망하고 있다. 동결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 2월부터 석 달여 간 3.5%에 머물게 된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이른바 '피벗(정책 전환)'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은 최근 둔화세로 접어든 '물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4.2%로 1년 만에 최저 상승폭이다. 물가 경로가 예상 수준인 상황에서 금통위가 무리하게 기준금리를 올려 경기 둔화를 부추길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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