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승계 전쟁] 아워홈 배당 전쟁, 막내 구지은 완승...경영 정상화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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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3-04-0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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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왼쪽), 구지은 현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 아주경제 DB]

 

'이변은 없었다.'

배당금을 둘러싼 아워홈 분쟁에서 막내인 구지은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실상 승리했다. '캐스팅 보터'로 꼽혔던 장녀 구미현씨가 본인이 제안한 배당금 안건을 자진 철회하고 구 부회장 편에 선 결과다. 세 자매가 똘똘 뭉치면서 아워홈 경영 차질 우려가 말끔히 해소된 만큼 경영 정상화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측(구지은 부회장)이 제시한 배당금 30억원 안건을 가결했다. 

지난달 아워홈 오너 2세인 세 남매가 각자 배당안을 제안하면서 '남매의 난'이 재점화됐다. 아워홈 창업주 고(故) 구자학 명예회장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배당금으로 2966억원을 제안했다. 장녀 미현씨는 456억원을, 현재 경영 키를 쥔 구 부회장은 30억원을 각각 제시했다.

[그래픽=아주경제]



하지만 미현씨가 태도를 선회하며 남매 간 갈등은 봉합됐다. 그는 주총 당일 본인 배당안을 철회하고 사측 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차녀 구명진씨는 구 부회장 우호 지분으로 꼽힌다. 세 자매 총 지분율은 과반인 59.55%다. 구지은 부회장과 미현씨, 명진씨는 지분을 각각 20.67%, 19.28%, 19.6% 갖고 있다. 

구 전 부회장 측은 본인 배당안을 철회하고 미현씨가 제시한 456억원 배당안을 다시 상정했지만 1안으로 올라가 있던 사측 안(30억원)이 가결되면서 표결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안건 철회와 상정이 이뤄지면서 이날 주총은 1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주총 당일 미현씨가 태도를 바꾼 것은 세 자매가 맺은 지분 공동 매각 협약에 따라 회사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구 부회장과 뜻을 같이한 결과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21년 4월 세 자매는 이사 선임과 배당 제안 등에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협약서를 체결했다. 작년 4월 법원이 이 협약서에 대해 법적 효력을 인정하기도 했다. 

오너 일가가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요구하며 사익 추구에만 몰두한다는 여론 악화도 배당금 판도에 영향을 줬다. 아워홈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8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도한 배당으로 다시 경영이 악화된다면 직원들 생존도 위협받게 된다. 오너 일가의 천문학적 '막장 배당'을 당장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실제 구 전 부회장 배당안인 2966억원은 아워홈의 작년 순이익 255억원보다 11배 이상 많다. 

배당 전쟁이 마무리되면서 그룹 내에서 구 부회장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졌다. 구 부회장은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과 생산 혁신, 푸드테크 도입, 디지털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지은 부회장이 구미현씨를 설득했을 것"이라며 "순이익을 넘어서는 무리한 배당 지급에 따른 차입금 증가 등 경영 차질 우려가 컸다. 이 점을 고려해 미현씨가 마음을 돌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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