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둘러싼 남매간 갈등에...아워홈 주총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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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3-04-0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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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서울 마곡동 아워홈 본사서 주총...배당금 세 가지안 놓고 표대결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아워홈]



"이번엔 배당금이다."

과거 경영권을 놓고 다투던 아워홈 남매들이 또다시 배당금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재계에선 구지은 현 아워홈 부회장이 압승을 예상하고 있다. 최대 변수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의 연합전선 구축이다.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가 손을 잡을 경우 ‘구지은 현 경영체제’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4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사옥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상정된 배당금 안건 관련 표 대결을 펼친다.

현재 주총에 올라 있는 배당금 안건은 △구본성 전 부회장의 주주제안(2966억원) △구미현씨의 주주제안(456억원) △아워홈 30억원안 등 총 세 가지다. 

배당금을 둘러싼 남매 간 갈등은 구 전 부회장에서 비롯됐다. 구 전 부회장이 지난달 20일 이사회에서 2966억원을 제안하면서, 일단락됐던 남매 간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5000억원의 이익잉여금이 누적돼 있는 상황에서 지분 매각의 효율성을 기하고자 배당 제안을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배당금으로 3000억원이 지급되면 회사 몸집이 줄어 지분 매각이 훨씬 수월할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 

이후 캐스팅보터로 지목됐던 장녀 미현씨가 '제3안'을 제시하면서 배당금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각자 제시한 배당금 액수 격차가 커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현씨는 지난달 24일 456억원의 배당금을 요구했다. 미현씨는 그동안 예측불허의 행보를 보여왔다. 실제 미현씨는 2017년 경영권 분쟁 당시 구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다가 막판에 구지은 부회장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현재 아워홈의 지분 대부분은 창업주 고(故) 구자학 명예회장의 자녀인 4남매가 보유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이 38.56%로 최대주주이며, 구지은 부회장(20.67%), 차녀 명진씨(19.60%), 미현씨(19.28%) 순으로 높다. 명진씨는 구 부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이 둘의 지분을 합하면 총 40.27%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50% 이상)에는 못 미친다. 미현씨의 행보가 중요한 이유다. 

재계에서는 구 부회장의 승리를 예견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배당금 3000억원은 지난해 순이익(255억원)의 약 11배에 달한다. 2021년 기준 현금성 자산(2240억원)을 훨씬 웃도는 액수다. 

변수는 더 있다. 역대 배당 지급액을 살펴보면 장녀 미현씨의 주주제안이 주총에서 통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 전 부회장이 장녀 미현씨 쪽을 지지하고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아워홈은 2019년 주주들에게 주당 2000원씩 총 456억원의 배당을 지급한 적이 있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음에도 당시 전년 대비 70% 증액한 776억원을 주주에게 지급해 '고배당 논란'에 휩싸였다. 이 경우 회사가 빚을 내 배당금을 충당해야 하는 만큼 경영상 부담이 크다. 

사측 관계자는 "회사 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으로 지급한다면 차입을 크게 늘려야 하기에 오히려 지분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면서 "구 전 부회장 측이 주장하는 이익잉여금은 창사 이후 이익에 대한 누적 수치로, 배당금으로만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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