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위기 공포에 IPO도 꽁꽁…"경기침체 더 가까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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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3-2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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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금도 IPO도 꽁꽁…MMF로 뭉칫돈 유입

  • "경기침체 더 가까워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뱅크런을 두려워한 투자자들이 머니마켓펀드(MMF)로 이동하고 있다. 경기침체 공포에 기업공개(IPO)가 보류되는 등 시중 자금이 바싹 말라가는 모습이다.
예금도 IPO도 꽁꽁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MMF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3월 9~15일 기간 중 은행 예금은 984억 달러 감소한 17조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소규모 은행 예금은 1200억 달러가 급감했으나, 25개 대형 은행 예금은 약 670억 달러나 늘었다.
 
SVB 파산으로 촉발된 뱅크런 위기에 투자자들은 골드만삭스, JP모건, 피델리티 등 대형 은행 MMF로 피난 가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3월 들어 현재까지 총 2860억 달러 이상이 MMF에 유입됐으며, 이는 월간 기준으로 코로나19 위기 이후 가장 큰 자금 유입이다.
 
SVB가 파산하기 전날인 3월 9일 이후 골드만삭스로 520억 달러, JP모건에는 460억 달러, 피델리티에는 370억 달러에 달하는 뭉칫돈이 유입됐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MMF 금리가 치솟은 데다가 저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MMF의 안전성을 투자자들은 주목했다.

투자 심리 위축으로 글로벌 IPO 시장도 얼어붙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기업들은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IPO를 통해 197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나 쪼그라든 수준으로, 2019년(148억 달러) 이후 최저치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32억 달러를 조달하는 데 그쳤다.
 
올해 초 주식시장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힘입어 안도 랠리를 펼쳤으나, 미국 은행 부문의 혼란으로 인해 낙관론은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독일 은행 올덴부르크 란데스방크(Oldenburgische Landesbank)는 투자자들이 은행 시스템을 우려하자 5월로 예정됐던 IPO를 보류하기로 했다.

스테파니 니븐 나인티원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투자자들이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며 “지금은 우리가 잘 모르는 사업에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더 가까워져" 
글로벌 금융 당국자들은 신용 경색을 우려한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불확실한 것은 이런 은행 스트레스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광범위한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것인가”라며 “신용경색은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를 매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러한 긴장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라면서도 “지금 당장은 이러한 은행 스트레스가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번 은행 부문의 긴장이 경기침체를 몰고 올 수 있냐는 질문에 “분명히 (경기침체에) 더 가까이 가고 있다”고 답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스트레스가 시스템에서 벗어나는 데는 오래 걸리곤 한다”며 “장기 국채에 노출된 은행들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또한 은행 부문에 상업용 부동산 자산이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이 명확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근본적으로 은행 시스템은 이러한 압력을 견딜 수 있는 많은 자본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 가지 우려되는 징후가 있다”면서도 “긍정적인 측면은 예금 인출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 같다는 점이다. 소규모 은행과 지역 은행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난 2주간 자본 시장 대부분이 폐쇄되는 것을 봤다”며 “다음 FOMC 회의에 대해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루이스 데 긴도스 ECB 부총재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유로 지역의 신용 기준이 더 타이트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이는 저성장과 저인플레이션 측면에서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3분기 경기침체 가능성을 75%로 분석했다. 실업률은 2월에 기록한 3.6%에서 2024년에는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
 
에릭 닐슨 유니크레딧 수석 경제 고문은 금융위기 우려가 고조된 시기에 통화정책과 금융 안정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며 “연준과 ECB를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은 금융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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