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5% 진입] 한·미 금리차 역대 최대…한은,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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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김민영 기자
입력 2023-03-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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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달러환율 1280원대 기록... 한때 1276원 저점 찍어

  • 한은, 금융불안지수 5개월 연속 '위기 수준'...통화정책에 영향 줄 수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3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한국은행이 가장 우려했던 빅스텝(0.5%포인트 인상) 충격은 피해갔다. 이에 한은은 통화정책 운용에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러나 금리 인상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가 역대 최대치로 벌어진 점은 부담이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결정 직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연준이 지난 2월에 이어 통화긴축 속도조절에 나섰다"면서 "금융 취약부문의 잠재 리스크가 시장불안과 맞물려 현실화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함께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은은 별도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금리 인상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연준의 0.25%포인트 인상 결정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면서도 "여전히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은 만큼 필요할 경우에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의 통화긴축 속도조절 움직임에 환율이 즉각 반응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280원대를 기록했다.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9.7원 내린 1298원에 개장한 뒤 하락세를 거듭해 1276원대까지 저점을 낮췄다. .

연준의 이번 결정에 내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입장에선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과도한 금리역전차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압박에서 벗어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3.5% 수준이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연준의 이번 결정 이후 미 채권 금리가 하락했다"며, "추가 금리 인상 기대 둔화로 단기 금리가 많이 하락했는데 연준의 결정만 놓고 보면 국내 금융시장에는 완화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이 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물가, 환율, 외국인 자금 유출 상황에 따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연준이 5월 한 차례 더 0.25%포인트 인상하게 되면, 한·미 양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미 이번 결정으로 양국 금리역전차는 22년 만에 가장 높은 1.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과 수입물가 상승 압력도 확대될 여지가 높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금융불안지수(FSI)가 5개월 연속 '위기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사태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위기 수준을 나타낸 금융불안지수가 국내 통화정책에 어떠한 영향으로 작용할지도 관건이다. 김인구 국장은 "금융불안지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4분기 단기 채권 시장 불안으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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