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여신협회 '2인자' 자리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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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3-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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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여신금융협회의 이인자인 전무 자리가 바뀐다. 현 오광만 여신금융협회 전무가 선임된 지 햇수로 6년 만이다. 이를 지켜보는 금융감독원에선 모처럼 화색이 도는 모양새다. 이번 인사로 기획재정부에 뺏겼던 밥그릇을 다시 찾아오는 셈이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후 금융당국과의 소통이 한층 원활해질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공직자윤리위원회는 현재 여신협회 신임 전무 후보자에 대한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후보는 금감원 국장 출신으로, 퇴직한 지는 상당 기간이 지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별다른 결격 사유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내달 전무 취임이 확실시된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도가 큰 건 금감원의 ‘자리탈환’이다. 그간 금융권에선 여신협회 이인자 자리는 금감원 출신으로 채워지는 게 일종의 관례처럼 여겨졌었다. 하지만 오광만 현 전무는 기재부 출신으로 정황상 자리를 빼앗기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었다. 오 전무는 과거 기재부 출자관리과장, 인재경영과장, 운영지원과장 등을 지냈으며, 금융과 관련해선 별다른 이력이 없다. 금감원 입장에선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던 대목이다.
 
오 전무의 전임자인 이기연 부회장은 금감원 부원장보, 전전임자인 한백현 부회장은 금감원 특수은행국장 출신이었다. 이후 여신협회는 다른 금융협회들처럼 부회장직을 없애고 전무직을 신설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금융권에선 ‘금감원이 예전의 위상을 회복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신협회의 이인자가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질 당시 위축된 위상 탓이라는 추측이 난무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때 금감원은 불과 8개월 새 수장이 네 차례나 바뀌는 혼동의 시기를 겪었다. 문재인 전 정부 출범 이후 진웅섭 전 금감원장이 교체됐고, 최흥식 전 원장 역시 하나은행 ‘채용 비리’ 연루 의혹으로 낙마했다. 이어 부임한 김기식 전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 ‘셀프 후원금’ 문제로 역대 최단기간인 보름 만에 사임했고. 윤석헌 전 원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현재 금감원의 위상은 그때와 확연히 다르다. 현 정권의 최대 실세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복현 원장을 중심으로, 금융권 곳곳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원장은 은행권 돈잔치 질타에서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은행산업 개편에 이르기까지 각종 현안을 두고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에선 이를 계기로 금융당국과 소통이 한층 원활해질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협회 이인자 자리는 당국과의 관계 설정 때문에 금융위원회나 금감원 출신에게 맡기는 게 일반적이다. 현 일인자인 정완규 여신협회 회장 역시 금융위원회 출신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이후 여신업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상황에 협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일단 금융당국 출신의 전무가 선임됐다는 점에서 득실관계를 따져보면, 실보단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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