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韓 배터리 LFP·원통형 출사표…中·日과 싸울 무기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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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23-03-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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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이차전지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 전시장은 개막 첫날부터 인파들로 북적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인터배터리에 참여한 국내외 참관객만 4만명이 넘는다. 참가사도 작년 197개사·664부스에서 올해 477개사·1400부스로 늘며 104% 뛰었다.

개막전부터 투자업계는 이날 관전 포인트로 배터리 3사의 비주류 종목이었던 리튬인산철(LFP)배터리와 원통형 배터리를 꼽았다.

그간 '기술 초격차'를 외쳐온 K배터리가 첨단 기술 각축전에서 1990년대에 등장한 구식 기술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따로 있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이 공급망 현안과 맞물려 가성비 좋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배터리를 찾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원통형 배터리는 1991년 소니가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LFP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 존 굿이너프 교수가 1997년 개발했다.
 
 

인터배터리2023에 전시된 LG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왼쪽)와 SK온의 LFP배터리 시제품의 모습 [사진=김혜란 기자]

SK온은 업계 최초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전시관 중앙에 내놓으며 눈길을 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쓰이는 LFP배터리셀과 셀을 모아놓은 팩의 실물을 전시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전시실을 방문한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과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부사장은 오랜 시간 ESS 부스에 머무르며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인터배터리2023에 전시된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팩 내부의 모습 [사진=김혜란 기자]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에 힘을 줬다. 볼보트럭  'FM일렉트릭'에 들어가는 배터리팩을 해부해 속살을 내보인 것. 삼성SDI 부스에서 공개된 이 차에는 삼성SDI의 21700(지름 21㎜·높이 7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에 관람객들의 사진 세례가 이어졌다.

전시가 한창이던 코엑스 A홀 바로 옆 컨퍼런스룸에는 부대행사로 '배터리 컨퍼런스'가 한창이었다. 현장에 있던 전문가들은 이날 배터리 3사들이 보인 기술엔 중국과 일본을 압도할만한 요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이 선보인 LFP 배터리 ESS용으로 기초 기술에 불과하고 SK온의 전기차용 LFP 배터리는 시제품 단계에 그쳤다.  


특히 '테슬라향(向)'을 중심으로 '4680배터리' 등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수주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K배터리의 대응책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지름 46㎜, 길이 80㎜ 크기를 뜻하는 4680은 테슬라가 설계해 협력사와 양산한 원통형 배터리다.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 각각 높이고 주행거리를 16% 늘렸다.

삼성SDI가 이날 내놓은 원통형 배터리는 21700는 4680보다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다.  4680은 21700에 비해 킬로와트시(kWh)당 가격이 14% 저렴하며 에너지를 5배 많이 저장할 수 있다.  21700셀 4416개가 투입되는 테슬라 모델3에 4680셀을 탑재할 경우, 개수는 883개로 줄어든다. 

예년과 같이 이날 3사 모두 '꿈의 전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현황에 대해 공개했다. 시제품을 내놓은 건 한 곳도 없다. 토요타는 이미 2021년 전고체 배터리를 단 전기차를 시연했다. 현재 일본이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앞서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상용화만 성공한다면 단번에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와중에 인터배터리가 수입차 전시에만 몰두하면서 '모터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미출시 차종인 포드 머스탱 마하E와 루시드 모터스의 루시드 에어를 전시관 중앙에 놓아 좌중을 압도했다.  루시드에서는 본사 직원까지 나와 차량 점검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인터배터리2023에 전시된 포드 마하E(왼쪽)와 루시드 에어 전기차의 모습 [사진=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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