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다툼에 우리는 즐겁다…공개매수 먹거리 반기는 증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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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입력 2023-03-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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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부동산 시장 침체로 증권사들의 기업금융(IB) 사업이 위축된 가운데 공개매수 등 경영권 확보 수요에 웃음짓고 있다. 수수료 수익은 물론 기업과의 관계도 쌓을 수 있어 증권사 IB 영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지분 공개매수 대상이 된 상장사는 오스템임플란트, 에스엠, 한샘이다. 이들 회사 공개매수 수수료는 총 5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공개매수 수수료가 가장 비싼 건 하이브가 진행한 에스엠 소액주주 대상 공개매수다. 공개매수 수수료는 30억원으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높은 난이도에 수수료가 높게 책정됐다. 삼성증권은 공개매수 관련 자문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증권은 앞서 하이브의 에스엠 공개매수에 전념하기 위해 YTN 매각 주관사를 포기하기도 했다. 성패에 따른 인센티브는 따로 공시돼 있지 않지만 하이브의 공개매수 실패로 수수료 수입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지난달 공개매수를 통해 595만1826주를 인수하겠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공개매수 결과 23만3817주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분율 0.98%로 당초 목표치인 25%에 크게 못 미쳤다.
 
NH투자증권은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 분쟁에서 기회를 잡았다. NH투자증권은 MBK파트너스 및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 컨소시엄의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수수료로 11억원을 챙겼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는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아왔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가 7%에 가까운 지분율을 확보하며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 퇴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자 최 회장은 MBK파트너스·UCK 컨소시엄과 손을 잡았다. 컨소시엄은 최 회장의 보유 지분을 매입하고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 공개매수에는 전체 지분의 65%에 해당하는 물량이 참여했다. 국내 공개매수 사상 가장 많은 지분율을 시장에서 확보한 사례가 됐다.
 
NH투자증권은 재무적 파트너로도 나섰다. 공개매수 자문 제공과 주관은 물론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진행시켰다. 8000억원, 9000억원 두 개의 차입으로 이뤄져 있는데 두 대출 모두 연 6.5%의 고정금리로 이자율이 설정됐다. 컨소시엄이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지분을 담보로 잡고 컨소시엄에 지분 매수 자금을 빌려줘 대출 이자와 수수료 수익을 얻었다.
 
한국투자증권도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한샘 공개매수,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에스엠 공개매수 수수료를 받게 됐다. IMM PE는 지난 2일부터 한샘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수수료는 3억원 규모로 크진 않다. 또 에스엠을 두고 분쟁을 벌이던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반발 공개매수도 수수료 수입을 얻는 기회가 됐다. 카카오·카카오엔터는 공개매수 수수료로 15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통상 증권사는 기업이 적정한 공개매수 가격을 결정하고 효율적인 투자자 모집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한다. 공개매수를 성공시킨 트랙 레코드도 얻을 수 있고 다른 딜을 따내기 유리해진다.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 해당 기업과의 관계도 더 돈독하게 쌓을 수 있다. MBK파트너스와 NH투자증권, 카카오와 한국투자증권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수수료 자체가 크진 않지만 증권사 입장에선 향후 또 다른 딜을 맡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해당 기업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른 관련 업무나 자회사, 계열사 등과의 사업기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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