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연쇄 뱅크런 막아라" 바이든까지 나서 빠르게 사태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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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3-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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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정부 "비보험 예치금까지 보호"…바이든 "향후 관리·감독, 강화할 것"

  • 뱅크런 여파 고려해 유동성 공급까지 적극 대처

지난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1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빠르게 수습했다. 아시아 증시 개장 직전까지도 SVB 매각이 이뤄지지 않자 비보험 예금까지 보호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결단을 내렸다. SVB에 이어 시그니처은행의 폐쇄 등 연쇄 뱅크런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오늘 우리는 (미국의) 은행 시스템 신뢰를 제고하고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연준과 FDIC의 권고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승인이 이뤄졌다. 

이들은 "오는 13일부터 모든 SVB 예금주들은 자금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납세자들이 SVB 손실과 관련해 책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보험 예금 등에 피해 우려가 커지자, 연방 정부가 나서서 보호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은행 유동성 지원을 위해 새 기금(BTFP)도 조성한다.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담보를 맡기는 은행엔 1년간 자금을 대출할 예정이다. 미 재무부는 BTFP 지원 용도로 환율안정기금(ESF)에서 최대 250억 달러를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로) 미국 국민과 기업들은 은행 예금이 필요할 때 그것이 여전히 제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가져도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과 규제를 강화할 것을 확실하게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 美정부 적극 대처, 불안정한 시그니처은행까지 고려

미 금융당국이 발 빠르게 SVB의 비보험 예금까지 보호에 나선 것은 스타트업 기업의 임금 미지급 현상, 연쇄 뱅크런 등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장 이날 유동성이 막히자 미국 은행 시그니처은행의 폐쇄가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재무부 측은 이번 조치가 고객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SVB는 전체 예금의 89% 이상이 비보험 상태로 알려졌다. 이들의 예금이 사라지면 실리콘 밸리 기업의 임금이 밀리고 줄도산으로 이어질 우려까지 나왔다.

시그니처은행의 불안정한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융 중심지 뉴욕주(州)의 규제당국 금융서비스부(DFS)는 이날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리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파산에 가깝다. 

시그니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103억6000만 달러(약 146조원), 예치금은 885억9000만 달러(약 117조원) 규모에 해당하는 대형 은행이다. 또한 시장 변동성에 민감한 가상화폐 거래의 주요 은행이기도 해, SVB 파산의 여파가 미쳤다는 관측이다. 미국 정부의 성명에는 뉴욕 시그니처은행의 예금자들에 대해서도 SVB와 동일하게 예금을 전액 보호할 것이라고 명기돼 있다.

미 정부가 비보험 예금까지 보호하기로 한 뒤 향후 시장의 행방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견해가 엇갈린다. 연준의 보호 조치가 금융시장 안정화에 충분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비보호 예금 조치가 금융시장을 진정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봤다. 제프리스는 이날 투자자 메모를 통해 "이번 조치는 추가 파급효과의 위험을 급격하게 줄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보야 인베스트먼트 경영의 아밋 신하 애널리스트는 신중한 접근을 했다. 그는 "향후 일주일간 (이번 사건이) 시장에 어느 정도 공포심을 줄지가 관건"이라며 "시장이 SVB 파산사태를 독립적인 사건으로 느낀다면, 시장이 겪을 공포감은 적을 것이다. 다만 이 경우 연준과 인플레이션의 시간이 다시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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