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연말까지 회사채·부동산 시장 위험···취약부문 금융지원 늘려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혜란 기자
입력 2023-03-09 12: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 불안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채권시장안정화펀드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9일 '채권시장 및 단기금융시장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발생한 신용위기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채권시장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강원도가 레고랜드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 기업어음(PF ABCP)의 지급보증을 이행하지 않아 채권시장이 크게 경색됐다. 신용위기가 발생하면서 한전채·은행채와 같은 초우량채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회사채를 비롯한 여타 채권의 유동성이 크게 줄었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5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하고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해 우량 회사채·기업어음(CP), 시공사 보증 PF ABCP를 매입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으나 아직 위기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약 48조30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A등급' 이하 비우량채는 15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65조원 규모의 여신전문금융채의 만기도 예정돼 있다.

더 큰 문제는 경기가 위축되고 금리가 오르면서 비우량물에 대한 수요가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우량 회사채, 여신전문금융채권 등의 순발행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만기가 닥쳤을 때 차환 발행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자금 및 부동산 시장도 낙관하기 어렵다. 지난해 4분기 CP 금리가 급등했고, CP·전자단기사채가 약 29조5000억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또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지난 1월 전국 미분양 주택이 7만5000여 호로 지난해에 비해 약 3.5배 늘었다. 부동산 경기 둔화가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시행사는 분양대금을 통해 PF 대출을 상환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보고서는 경기둔화 국면에서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위험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먼저 비우량 회사채 및 PF ABCP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의 매입대상을 현행 AA-등급 이상에서 A등급까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조치가 시행된다면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A등급 회사채 8조4000억원이 지원 범위 안에 들어온다.

이와 함께 1조원 규모로 조성돼 있는 산업은행·기업은행의 중소 건설사 보증 PF ABCP 매입 프로그램의 집행 수준을 현 1000억원에서 크게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 건설사에 대한 저금리 대출·보증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채무재조정 필요성도 제기된다. 지난 1월 기준으로 담보여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중소기업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6.67% 수준이며, 6등급 이하 저신용 기업의 경우 9%를 넘어 부담이 큰 상황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중소기업들에게 대출금리 조정 및 상환유예 혜택을 제공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민경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리스크 재발 시 불안심리가 급격히 확산되는 것을 예방하고,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유동성난이 가중되고 있는 기업들을 선별하여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사진=대한상공회의소]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