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최대주주 등극에 '올인'한 카카오…목표는 '비욘드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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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3-03-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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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카카오엔터, SM 지분 공개매수로 시너지 효과 극대화 노려

  • SM IP·노하우 등 확보 통한 엔터 사업 강화 꾀해…글로벌 사업서 성과 '박차'

  • 다만 하이브도 대항 공개매수로 맞불 놓을듯…'치킨게임' 공산 커

[사진=각 사]



카카오가 약 1조2500억원의 거액을 들여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 지분 공개매수를 결정했다. SM의 최대주주로 등극해 양사간 강결합을 이뤄야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카카오의 장기 비전인 '비욘드 코리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7일 공시를 통해 SM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이며 주당 매수가격은 15만원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 주식 833만3641주를 각각 절반씩 매입하는 방식이다. 공개매수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카카오는 SM 주식의 20.78%를, 카카오엔터는 19.13%를 보유하게 된다. SM 최대주주로 다시금 등극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약 1조2500억원을 쏟아붓는다.

카카오로서는 SM의 최대주주 등극을 위해 예상보다 큰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셈이다. 당초 카카오는 SM이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에 참여, 약 2000억원을 지불해 지분 9.05%를 취득하려 했다. 그러나 이수만 SM 창업자가 제기한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며 이 같은 계획은 무산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하이브와의 SM 쟁탈전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카카오는 늘어난 비용을 감수하고 SM을 잡기로 했다.

카카오가 SM 지분 확보를 위해 사력을 다하는 이유는 엔터 사업의 경쟁력 지속을 위해서는 SM과의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자사가 갖춘 플랫폼, 기술 등 IT 역량과 뮤직·미디어·스토리 등 엔터 전 영역에 걸친 지식재산권(IP) 확장 노하우가 SM이 보유한 음원·아티스트 IP와 결합할 경우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카카오엔터는 그간 IP 확장을 토대로 한 'IP 밸류체인'의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해 왔다.

카카오는 지난달 SM 지분 취득 당시 "스토리·뮤직·미디어 등을 아우르는 기획·제작 역량과 플랫폼·아티스트 등 IP 밸류체인을 보유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케이팝 열풍을 선도해 온 SM을 만나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SM 지분 공개매수 관련 입장문에서도 "거대 글로벌 엔터 기업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서로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했다"라며 "SM과의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카카오가 SM과의 사업적 협력이 단순히 음악뿐만 아니라 IP를 축으로 한 콘텐츠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테면 SM이 보유한 다양한 아티스트 IP를 통해 웹툰·드라마·영화 등을 제작하거나 다양한 캐릭터·굿즈 사업 등을 할 수 있다. 또 SM이 향후 북미·일본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만큼, SM과 손잡고 카카오엔터 산하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 가속화도 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카카오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비욘드 코리아'를 내걸고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 확대를 노리고 있다. 더욱이 카카오의 해외 시장 공략은 사업적인 전략과 함께 정치권·소상공인 등에서 제기된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 확장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만큼 카카오로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가 절실하다.

카카오가 그간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글로벌 매출 비중 확대를 위한 여러 키워드를 내세웠지만, 현재까지 가장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쪽은 웹툰·드라마 등 엔터 관련 사업이다. 특히 IP의 가치가 날로 더욱 부각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그렇기에 '비욘드 코리아'와 엔터 사업의 강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만일 SM을 하이브가 인수할 경우, 하이브가 이끄는 엔터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도 카카오가 SM 인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거론된다.

다만 이러한 카카오의 공세에 하이브도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카카오의 이 같은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하이브는 이미 한 차례 공개매수 흥행에 실패했지만 업계에서는 대항 공개매수(공개매수기간 중 그 공개매수에 대항하는 공개매수)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당초 거론되던 금액보다 SM 지분 인수를 위한 비용이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양사 간 '치킨게임'이 발발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내부 논의 중이며 아직 추가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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