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리스크 속 베트남행...野 강훈식 의원 등 20여명 '외유성 출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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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김정훈 기자
입력 2023-03-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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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상 허위공표 혐의로 피고인 출석을 하루 앞둔 2일 민주당 의원 20여명이 해외로 '외유성 출장'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의 법원 출석과 함께 국민의힘이 3월 임시국회를 오는 6일 부터 열자고 제안했음에도 민주당이 공휴일인 1일 개의를 강행한 만큼 '이 대표 방탄' 속 국회를 내팽개쳤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강훈식 의원 주도로 기동민, 홍익표, 이동주, 우상호, 윤영덕, 민병덕 등 민주당 의원 20여명이 이날 오전 베트남 하노이행 비행기로 출국했다. 이들은 민주당 내 최대 규모의 정책의견·정치행동그룹인 '더좋은미래(이하 더미래)'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는 강 의원이 맡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의 이번 출장은 더미래 측이 계획한 3박4일 일정의 워크숍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지난해 12월 예정된 행사였으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사태와 1월 예산안 정국, 2월 임시국회 등이 잇달아 열리면서 3월 초로 순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더미래는 이날 언론에 보낸 공지를 통해 "더미래 워크숍은 지난 연말 당의 진로와 총선 준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예정돼 있던 것을 여러 정치일정에 따라 수차례 연기하다 진행한 것"이라며 "상세 일정은 비공개이며, 국회 경비 지원이 아닌 참석 의원들의 돈을 모아 이뤄졌음을 알려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제는 더미래 측의 설명과 달리 워크숍의 구체적인 취지와 일정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더미래 의원들은 이틀간 하노이에 머문 뒤, 태국의 대표적인 휴양도시인 치앙마이를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유성 출장' 설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이번에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 의원들 측은 본지 취재가 본격적으로 들어가자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은 채 강 의원 측에 물어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특히 일부 의원은 통상 해외출국 시 인천공항에서 제공되는 국회의원 의전 준비 리스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는 요청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자신의 출장이 외부로 알려지는 점을 꺼린 셈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다수 해외로 출국한 것을 두고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이후 당내 계파 갈등이 확전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출장은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선 기간 중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시절 알지 못했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1차 공판 기일이 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에서 열린다. 공판 기일부터는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당내 일부 의원들은 "3일 이 대표가 재판에 처음 출석하는 날인데, 굳이 해외행을 강행했어야 싶나"는 목소리도 전했다. 이와 관련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회의가 잡혀있지 않고, 당내 소통·단합과 관련한 더미래의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라고 해서 '알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회기 중이라는 지적에는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의사 일정을 잡으려고 국민의힘을 설득하고 있는데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여당 탓을 했다.

여당은 비난을 퍼부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이 베트남으로 워크숍을 떠난 것을 두고 "국회는 내팽개치고 공식적인 의원외교도 아닌, 단체로 외유를 떠난 것"이라며 "민주당 진로를 베트남에서 찾는다? 외국에서 총선 준비를 한다? 과연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 구차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 의원은 하노이 도착 후 아주경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외유성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낮에는 의원들 개인 일정이 있다. 하노이시 지원으로 현장 탐방도 있는 것 같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매일 저녁 토론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모여서 당의 현 상황과 미래 진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그 결과물을 정리해 귀국 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더좋은미래'의 강훈식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해 11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대통령 사과와 관련자 파면, 경질 및 국정조사 협조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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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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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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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계획했다가 못가고, 또 1월에 예산안 심사때문에 못가고
    미루고 미뤘다가 가는걸 무슨 외유성 출장이라 단정짓는 건 좀...
    전 오히려..다른 국회의원들도 아니고 더좋은미래라면 민주당의 정책이나 당에
    도움이 되는 모임이라 생각하는데요..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임인 이 더좋은미래가 했던 일들을 모르시나보네요.
    꾸준히 모여서 회의하고 그러드만요...누구보다 앞장서서 잘못된 곳에는 탄핵의 목소리를 높이고
    해외만 나갔다하면 외유성 출장이네..하는건 아닌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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