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대형 M&A 앞두고 시황 추락···금융리스크도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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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02-2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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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라리스쉬핑, 당장 갚아야할 돈 5100억···인수 이후 투자금 회수 난망

  • 몸값 11조 HMM, 급락한 수익성에 민영화 험로···순차적 매각 관측

HMM, 폴라리스쉬핑 등 해운업계가 대형 인수합병(M&A)을 앞두고 급격한 시황 악화로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운 호황기에 착실히 부채율을 낮춰온 대기업과 달리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중소·중견 해운사 몸값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일부 해운사는 돈을 주고 매각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 매각 주관사인 라자드코리아는 지난 23일부터 입찰제안서를 기관과 투자자에게 배포하기 시작했다.

IB(투자은행) 관계자는 “라자드코리아 측은 매각을 아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원하는 매각 금액은 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이 보는 폴라리스쉬핑 기업가치는 라자드코리아 측과는 크게 차이 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폴라리스쉬핑 부채비율은 416.2%로 다른 해운사들이 2년간 해운업 호황기를 맞아 부채비율을 100% 아래로 낮춘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또 당장 5월까지 이니어스NH 사모펀드(PE)에서 빌린 2300억원 규모 부채를 해소해야 하며 칸서스시그니처쉬핑일반사모특별자산투자회사(칸서스)에서 빌린 1700억원 규모 부채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 공동 경영자인 김완중·한희승 회장이 모기업 이름으로 빌린 대여금 700억원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은 현재 진행 중인 회계감사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 구조금융을 통해 투자받은 400억원 역시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회사가 당장에 갚아야 할 부채는 51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투자자가 막대한 부채를 감수하고 폴라리스쉬핑을 인수한다 하더라도 불황에 빠진 해운시황으로 인해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점이다. 글로벌 해운시황 지표가 되는 발틱 건화물선지수(BDI)는 지난 24일 기준 883으로 중소 벌크선 해운사의 손익분기점인 1500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년 동기(2187)와 비교하면 59.63% 하락한 수치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BDI가 500선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해운업계가 가장 불황이라고 평가한 10년 전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폴라리스쉬핑이 자사가 가진 선박에 대해 일으킨 선박금융 역시 최대 90%에 달한다는 것도 매각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본잠식 상태가 되면 국책은행의 경영 개입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시황이라도 좋으면 부채가 얼마가 있든 문제 되지 않는다. 2019년 즈음에는 거의 모든 중소해운사 부채비율이 1000%를 넘겼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기업의 부채를 떠안으며 인수하기를 바라는 기업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컨설팅도 없이 몸값 11조원을 자랑하는 HMM 민영화도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HMM은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을 26%까지 낮추고 약 20조원에 달하는 유동자산을 확보했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몸값과 급락한 수익성이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946.68로 대형 컨테이너 선사의 손익분기점인 1000선이 무너졌다. SCFI가 10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6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SM그룹 등이 HMM 지분을 늘려가면서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단일 기업이 이를 인수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 시각이다. 결과적으로 산업은행, 해진공이 지분과 경영권을 일부 갖고 다른 투자자가 들어오는 방식으로 순차적 지분 매각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시황은 해운업계 M&A 시장에 경색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폴라리스쉬핑만 해도 지난해 호반그룹, 칸서스 측에서 인수 시도가 있었지만 최종 무산됐으며 이번 매각까지 실패한다면 파산 절차를 밟아야 할 수도 있다. 브라질 발레, 포스코, 한국전력공사에서 10년 이상 장기계약을 확보한 중견 해운사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견 해운사 파산이 자칫 국내 중소 해운사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한 중소 해운사 선주는 "일반적으로 해운사들은 선박을 발주하면서 70% 이상 국책은행에서 선박금융을 일으키는데 중소 해운사의 파산은 국책은행에 타격을 주고 자금 회수를 서두르다 보면 다른 해운사가 무너지는 최악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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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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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을 모르고 쓴 기사네. 자산이 부채보다 훨씬 큰 사업이 해운업입니다. HMM은 시총이 10조인데 현금만 16조입니다. 그래서 인프라사업이라고도 합니다. 기자가 공부도 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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