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공고는 필수?…부동산 침체에 3억 낮춘 대치동 보류지도 주인 못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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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3-02-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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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각가 마냥 낮추기 어려워…"보류지 인기 당분간 오르기 어려울 것"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부동산 호황기에 콧대 높았던 강남지역 조합의 보류지 매매도 부동산 시장의 찬바람을 체감하고 있다. 조합이 수억원 낮춘 가격에 보류지를 내놓고 있지만, 매각에 실패하며 재공고를 내는 일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전반적인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보류지도 가격을 대폭 낮추지 않는 이상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9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르엘(대치2지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15일 네 번째로 보류지 매각 공고를 냈다. 

지난해 12월 3차 보류지 매각에서 전용 59㎡의 입찰 기준가를 21억4000만원, 전용 77㎡는 26억4000만원으로 정했지만 매각에 실패하면서 두 달 만에 최저 입찰가를 59㎡ 19억2600만원, 23억7600만원으로 낮춰 새롭게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앞서 지난해 4월 1차 매각 공고 당시 최저 입찰가와 비교하면 전용 59㎡(23억5400만원)는 4억2800만원, 전용 77㎡(29억400만원)의 경우 5억2800만원 낮춘 가격이다. 

다만 현장 공인중개업계에서는 대치르엘 전용 59㎡가 현재 시장에서 19억2000만원에 호가가 나오고 있고, 전용 77㎡는 23억7000만원 수준의 매물도 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보류지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보류지가 오히려 시세와 비슷하거나 비싸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가격 경쟁력이 생길 때까지 유찰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류지 매각 실패는 대치르엘만이 아니다. ‘신목동파라곤’(신월4구역 재건축) 역시 지난해 전용 74㎡ 1가구(10억원), 전용 84㎡(11억원) 1가구에 대한 보류지 매각에 나섰으나 매각에 실패한 뒤 이달 14일 조합이 보류지 2가구에 대한 입찰 공고를 다시 냈다. 이번 최저 입찰가는 각각 9억원과 9억5000만원이다. 

보류지란 조합이 조합원 수 변화 등을 대비,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으로 전체 가구 가운데 1% 범위에서 보류지를 정할 수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공개입찰 방식이어서 부동산 호황기에는 입찰에 성공하기만 하면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조합 또한 비교적 높은 가격에 최저 입찰가를 설정해 진행했다. 
 
그러나 최근 집값이 하락 국면에 있는 데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현장에서는 시세보다 가격이 비싸진 보류지가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라는 평가다. 조합이 수차례 매각 실패로 입찰 기준가를 내리고 있지만 집값 하락세가 더욱 가파른 상황이어서 매수세가 좀처럼 붙지 않고 있다. 게다가 조합의 경우 보류지를 너무 낮은 값에 팔면 조합원의 추가분담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마냥 값을 낮춰 팔기도 어렵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보류지는 자금을 바로 마련해야 하는 등 구조적으로 자금조달에 있어 청약보다 시장 동향에 더 민감한 만큼 시장 하락기에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보류지 인기는 당분간은 올라가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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