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인플레 유령] 美 연준, '매의 발톱' 다시 드러내자…韓 금융시장 또 휘청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안선영 기자
입력 2023-02-19 16: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긴축 장기화 우려에 환율 장중 1300원 돌파

  • 국채 3년물 금리 상승전환…기준금리 넘어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월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숨겨 왔던 '매의 발톱'을 다시 드러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중국도 리오프닝에 나서면서 긴축 정책이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자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군기 잡기에 나선 것이다. 

우리 금융시장은 다시 얼어붙고 있다. 환율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순풍을 기대했던 증시도 위축되는 양상이다. 이번 주 금융·외환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그래픽=아주경제 DB]


1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7원 오른 달러당 1299.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장중 한때 1303.8원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12월 20일(130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220원대로 안정됐던 환율은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가 깨지면서 보름 만에 80원 가까이 급등(79.2원)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추가적인 진정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상승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를 유지하겠지만 단기적인 지표 결과에 따른 변동성은 연중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연준이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매파 기조가 부각되면서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세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매파 인사들의 경우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빅스텝 단행 가능성까지 거론한 상황.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86%까지 올라 지난해 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내 금리 인하를 선반영해 하락세를 보이던 국내 채권금리도 미국 금리와 연동해 상승 전환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639% 수준까지 올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쉽사리 종료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자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준금리에 더 민감한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지난 17일 12.5bp(1bp=0.01%포인트) 상승해 연 3.651%에 마감했다. 2년물은 지난 13일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3.532%로 마감하면서 3년물보다 먼저 기준금리 수준을 뛰어넘었다.

채권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는 국내 주식시장에도 타격을 줬다. 올 들어 우상향 흐름을 보이던 코스피는 17일 전 거래일보다 24.27포인트(0.98%) 내린 2451.21로 마감했다. 

6개월 만에 2500 돌파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이제는 하단 지지층을 확인하는 단계로 전환됐다.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면 외국인 투자심리는 순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환율 상단이 높아지고 다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져 증시가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노동시장 지표에 물가도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실물경기에 비해 시장 기대감이 앞섰던 지표가 괴리감을 좁히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