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장 "지하철 타고 천안 가서 소주 한잔, 왜 행복 뺏으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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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희 수습기자
입력 2023-02-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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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미루면 미래세대에 부담 가중"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노인 무임수송 정책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연령 상향 논의에 불이 붙은 가운데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행복을 왜 뺏어가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노인회가 개최한 ‘노인 무임수송 정책토론회’에서 “지하철을 노인이 탄다고 적자가 난다는 말은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노인들이) 지하철을 타고 천안까지 가서 온천 목욕하고, 이순신 장군의 현충사를 갔다가 병천 순대에 소주 한잔하고 하루를 얼마나 기뻐하고 즐거워하나. 호반도시 춘천에 가서 닭갈비에 막국수를 먹고 소주 한잔하면서 얼마나 행복해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낮에 빈자리에 노인이 탔다고 전기세가 더 드나, 노인 때문에 적자 난다니 벼락 맞을 소리 아니냐”며 “우리 세대가 희생해 우리나라를 세계 10위권의 잘사는 나라로 만들었는데 주던 것마저 박탈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3000억~4000억원의 의료비 절감 효과가 난다고 주장했다. “(노인들이) 집에 가만히 있으면 운동을 못하는데, 지하철을 타고 환승을 하면 얼마를 걷나”라며 “하루 1만보를 걸으니 건강하게 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지하철 적자가 나는 것은 국가가 메워야 한다”며 “서울시 지하철이 서울만 다니나, 천안까지 의정부까지 온 천지 다 다니고 국가 철도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인이 되고 싶어 노인이 되나. 세월이 떠미니까 노인이 됐다”며 “64살은 1년 후 노인이 되고, 63살은 2년 후에 노인이 된다. 서른 살 먹은 사람은 영원히 노인이 안 될 것 같아도, 35년 지나면 노인이 된다. 노인 문제는 국민 모두의 복지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지금 세대가 책임을 미루면 청년들, 미래세대에게 견딜 수 없는 부담이 가중될 것이어서 이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우리나라가 급격하게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도시철도 무임수송 제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많은 분들의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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