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가 이자보다 싸잖아"...고금리가 불러온 고액월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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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02-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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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파트 월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전세 제도가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외면받으면서 월세가 각광받고 있다. 고금리로 대출이자율보다 월세전환율이 낮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초고가 월세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에서 월세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인 아파트 거래는 2021년 73건에서 2022년 147건으로 두 배 급증했다. 2018년 8건에 머무르던 월세 1000만원 이상 계약은 2020년 23건으로 급증하더니 지난해에는 2년 전 대비 6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 전용면적 273.96㎡(6층)는 보증금 4억원, 월세 4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올해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217㎡는 보증금 20억원, 월세 5500만원에 올라왔다.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62㎡는 지난달 17일 보증금 5억원, 월세 2000만원에 갱신 계약이 체결됐다. 용산구 이촌동에서는 LG한강자이 전용 203㎡가 보증금 2억원, 월세 1100만원에 신규 계약이 체결됐다.
 
월세 선호 현상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아파트 월세 거래는 45만2620건으로 전년(35만2150건) 대비 28.5%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월세 계약 비중은 42.7%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전세 거래량은 2021년 60만7426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60만6686건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고금리로 인한 대출 이자 부담과 전세사기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월세 선호 현상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84%다. 이에 비해 전세대출 금리는 최저 금리가 4.43%고 높은 곳은 7%에 달한다.
 
최근 전세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위험을 회피하려는 임차인들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보증금 미반환 우려를 피하기 위해 보증금을 낮추고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선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토연구원은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주택 가격이 20% 하락하면 집주인이 갭투자를 해 사들인 주택 40%에서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월셋값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월세 통합가격지수는 2019년 11월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1월 101.7이었던 월세지수는 103으로 1.3포인트 높아졌고 월세 평균 가격은 74만원에서 75만2000원으로 1만2000원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월세 전환율과 전세자금대출 간에 금리 차이가 발생하면서 전세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 우려 등도 월세 선호 경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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