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적' 6년 만에 부활…尹정부 첫 국방백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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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3-02-1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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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국방백서 발간…1967년 이후 25회째

  • "일본과 가치공유…가까운 이웃국가" 기술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9일 방송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고체 ICBM' 추정 신형 미사일.[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첫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敵)으로 규정했다. 국방백서에서 북한 관련 적 표현이 등장한 것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가까운 이웃’이라는 표현이 부활했다. 또 북한이 2년 사이 플루토늄 20㎏ 가량을 추가 확보해 총 70㎏의 플루토늄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는 16일 북한 위협의 실체와 엄중함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기술한 ‘2022 국방백서’를 발간했다. 국방백서는 이번이 1967년 이후 25회째로, 2년마다 발간된다.
 
국방백서는 “북한은 2021년 개정된 노동당규약 전문에 한반도 전역의 공산주의화를 명시하고, 2022년 12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했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고 있기에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명시했다.
 
북한 정권 또는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한 것은 2016 국방백서 이후 6년 만이다. 국방백서의 적 또는 주적 개념은 발간 당시 정부의 대북 안보관을 보여주는 풍향계다.
 
북한체제를 주적으로 표현한 것은 남북실무접촉 과정에서 북측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온 이듬해인 1995년 국방백서에서 처음 등장해 2000년까지 유지됐다.
 
노무현 정부 들어 남북 화해 기류가 조성되면서 2004년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바뀌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을 거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겪으면서 2010년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으로 바뀐 뒤 박근혜 정부 때까지 이어졌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과 2020년 국방백서에서는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로 대체됐다.
 
국방백서는 일본에 대해 “한·일 양국은 가치를 공유하며, 일본은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미래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가까운 이웃 국가”로 기술했다.
 
2020년 국방백서와 비교하면 가치 공유와 미래 협력관계라는 표현이 새로 들어갔고 이웃 국가에서 ‘가까운’ 이웃 국가로 달라졌다.
 
◆ 북한 플루토늄 보유량 2년새 20여kg 늘어
 
국방부는 국방백서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70여㎏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능력과 관련해 “1980년대부터 영변 등 핵시설 가동을 통해 핵물질을 생산해왔으며, 최근까지도 핵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 70여㎏,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통해 고농축우라늄(HEU)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통상 플루토늄탄 1개에 플루토늄 3.5~4kg이 들어간다고 알려진 만큼 단순 계산으로 5~6개의 핵 탄두를 추가로 만들 수 있는 양이다.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2018년 5월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의 3개 갱도를 공개적으로 폭파했으나 2022년 3번 갱도를 복구하는 등 핵능력 고도화를 위한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어 우리 군은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백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과 관련해 “2017년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발사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비행능력을 보여줬다”며 “이후 2022년 2월부터 화성-17형 발사를 수차례 시도했고 11월에도 동해상으로 고각발사했다”고 기술했다.
 
다만 “북한의 모든 ICBM 시험발사는 고각발사로만 진행돼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사거리 비행능력은 보여줬으나, 정상각도로 시험발사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등 ICBM 핵심기술 확보 여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방백서에 추가된 북한의 미사일은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에 해당하는 ‘전술유도탄’(신형 전술유도무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고중량탄두형 전술유도탄’(KN-23 개량형)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4ㅅ·5ㅅ’ 및 극초음속미사일(북한 주장) 활공체형(화성-8형)과 원뿔형 △ICBM ‘화성-17형’이다.
 
국방부는 “북한은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고체(연료) 추진 탄도미사일을 개발했으며, 향후 노후화된 전략군의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북한, 작년에만 9·19 군사합의 15차례 위반
 
국방백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호칭도 기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서 ‘김정은’으로 바꿨다.
 
이번 국방백서는 또 2년 전 백서 일반부록에서 9·19 군사합의 합의서(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삭제했다. 대신 ‘북한의 9·19 군사합의 주요 위반사례’를 일반부록에 넣었다.
 
2022 국방백서는 2020년까지 북한의 주요 위반은 2회였지만 지난해 한 해만 무려 15회(일)에 걸쳐 위반했다는 기록을 제시했다.
 
국방백서는 “해상완충구역 내 포사격 및 NLL(북방한계선) 이남으로 미사일 발사, 무인기 침범 등 9·19 군사합의의 상호 적대행위 중지조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총 7장의 본문으로 구성된 국방백서를 국방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고자 영문본과 다국어 요약본(영어·일본어·중국어·러시아어)으로 제작해 올해 상반기 중 발간할 예정이다.
 
2022 국방백서 전문은 이날 오후부터 국방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열람과 다운로드할 수 있다. 3월 중에 최종 인쇄된 책자를 정부기관, 국회, 연구소, 도서관 등에 배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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