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형의 밀설] 생활관 음주 사병·택시 타듯 함정 탄 간부…나사 빠진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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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3-02-1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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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군 기강이 땅에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사건·사고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생활관 음주부터 공포탄 무단 반출, 소총 분실, 가혹행위 등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이게 군대냐”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육군과 해군, 공군까지 군 기강 붕괴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공군의 한 병사는 생활관에서 음주하는 모습과 휴가 때 탄피를 들고 간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이 병사는 이를 신고한 사람들을 향해 ‘꼬우면 나에게 직접 연락하라’는 식으로 협박하는 내용의 글도 SNS에 올렸다고 한다.
 
군인이라면 목숨처럼 여겨야 하는 소총 분실 의혹도 불거졌다. 전라북도 소재 육군 모 부대에서 지난해 12월 M16 A1 소총 1정이 전산 기록과 달리 부족한 것을 발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군사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군 기강 해이는 병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나사 풀린 간부들도 있다. 수도권의 한 육군 부대에서는 간부가 전동드릴로 병사에게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 군사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특히 부대 간부들이 지휘관에게 이런 사실을 보고하지 않아 지휘관과 상급부대는 가혹행위 신고가 있었는지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강원도 전방 육군 일반전초(GOP)에서 발생한 이병 총기 사망사고는 집단 괴롭힘에 의한 극단적 선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집단 괴롭힘에는 간부도 가담했다.
 
지난해 6월 중순 발생했다가 최근에야 알려진 ‘함정 택시’ 사건도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해군 1500t(톤)급 호위함 함장이 임무 중 “함정이 고장 났다”고 허위 보고를 하고 수리를 하겠다며 제주 기지에 입항한 뒤 개인 용무를 봤다는 내용이다. 호위함을 택시처럼 이용한 셈이다.
 
조사 결과 임무 공백이 생겨 이를 메우기 위해 다른 함정이 서둘러 투입됐다고 한다. 만약 그 시간에 북한의 도발이 있었다면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사건을 보고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투해 그중 1대가 서울 상공을 정찰하고 유유히 돌아간 사건의 충격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군의 불신 사례가 이 정도인데 속은 어떨지 걱정이 앞선다. 이런 군을 믿고 발 뻗고 편히 잠들 국민은 없다. 군은 사고가 날 때마다 재발 방지와 함께 군기 확립을 외쳤다. 하지만 연초부터 들리는 군기 사고를 보면 군기 확립은 요원하기만 하다.
 
‘나사 빠진 군인’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군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일부 인원의 일탈 행위로 군 전체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윤석열 정부는 철저한 지휘체계 점검과 군 작전, 기강 등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

[조재형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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