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출시 2개월] ⑤ "구글 검색 종말 오나"...챗GPT 품은 MS 검색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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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2-0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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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오픈AI, 챗GPT 적용한 차세대 검색 엔진·웹 브라우저 공개

  • 웹 실시간 정보 요약하고 출처 밝혀 정확성↑...챗GPT 한계 극복

  • 나델라 CEO "AI로 업무 부담 줄인다"...빅테크 AI 검색 전쟁 도화선

챗GPT 기반 빙 챗봇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상시사륜구동, 제로백 6초 이내, 6인승 이상 차가 필요해. 괜찮은 리뷰를 받은 차가 있을까?"

"구체적인 질문이군요. 제 웹 검색에 따르면 그 기준을 충족하는 차는 많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옵션을 찾았습니다. 1) 기아 '텔루라이드'는 최대 8인승이 가능한 중형 SUV로 상시사륜구동 옵션이 있습니다. 291 마력 3.8리터 V6 엔진을 갖췄고 제로백은 7.1초입니다. 평론가와 소유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2020 World Car of the Year'를 수상했습니다. 2) 현대 '팰리세이드'는 최대 8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고 상시사륜구동 옵션이 있는 또 다른 중형 SUV입니다. 텔루라이드와 비슷한 엔진을 가지고 있고 제로백은 7.2초입니다. 3) 테슬라 '모델Y'는 3열 옵션으로 최대 7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소형 전기 SUV입니다. 384마력 듀얼 모터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이 있습니다. 제로백은 4.8초이며 주행거리는 미국 기준 326마일입니다. 이 가운데 어떤 차가 더 마음에 드시나요?"

지난 20년 동안 구글에 밀려 인터넷 검색과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챗GPT 힘을 빌려 반격에 나선다.

7일(현지시간) MS는 오픈AI와 함께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챗GPT 기반 초거대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차세대 빙(Bing) 검색엔진과 에지(Edge) 웹 브라우저를 공개했다. 

차세대 빙·에지에는 챗GPT와 웹에서 정보를 찾는 크롤봇을 결합한 MS의 독자적인 챗봇 '프로메테우스'가 적용된다.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신의 이름처럼 AI로 요약한 지식을 전달하겠다는 MS의 야심이 담긴 이름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AI는 검색을 시작으로 모든 소프트웨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이용자들이 하루 100억건의 검색을 하지만 절반은 원하는 답을 찾지 못한다. MS가 이용자들이 검색과 웹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AI 부조종사'를 선보인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아직 키워드 기반 검색에 머무르고 있는 경쟁사 구글을 저격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샘 앨트먼 오픈AI CEO가 챗GPT 기반 마이크로소프트 빙 검색 엔진 협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번 업데이트로 빙과 에지에 검색하면 일반 검색 결과와 함께 챗봇이 요약한 정보가 표시된다. 단순 키워드 검색뿐 아니라 "채식주의자 친구를 위해 어떤 음식을 준비해야 할까" "하와이 휴가를 위한 5일간 일정을 만들어줘" 등 추상적인 질문을 해도 이해하고 정리해서 답변한다.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면 추가 질문을 하면 된다. 챗봇이 맥락을 이해하고 관련 답변을 해준다. 여기까지는 챗GPT와 같다.

MS의 챗봇은 2021년 이전 정보만 학습한 챗GPT와 달리 웹에 존재하는 실시간 정보를 요약·정리해서 알려주는 게 강점이다. 이용자 편의를 위해 추천 질문도 함께 띄운다. 

특히 정보의 출처를 알려주지 않아서 팩트체크에 어려움이 있었던 챗GPT와 달리 정보의 출처를 함께 표기함으로써 신뢰성을 높였다. 구글 딥마인드 자연어 처리 챗봇 '스패로'가 정보의 출처를 표기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MS와 오픈AI가 선수를 친 셈이다. 행사에 참석한 샘 앨트먼 오픈AI CEO는 "지난 20년간 이 순간을 기다려온 것 같다. 이 자리에 함께 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MS는 챗봇을 검색 요약뿐 아니라 재무제표 작성이나 SNS에 올릴 글을 쓰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지에 추가된 사이드바에서 이용할 수 있다. 유수프 메흐디 MS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차세대 빙과 에지는 핵심 검색 알고리즘에 오픈AI의 초거대 언어 모델(LLM)을 적용함으로써 20년 만에 가장 큰 도약을 이뤘다. 이러한 새 검색 환경은 MS가 애저 HPC(슈퍼컴퓨터)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오픈AI가 이 인프라를 사용해 빙에 최적화된 새 AI 모델을 학습했기에 가능했다. AI로 검색을 재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MS와 오픈AI는 챗GPT의 약점으로 꼽힌 잘못된 지식 전달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AI 업데이트로 잘못된 정보, 가짜 뉴스, 유해하거나 차별적인 콘텐츠 등이 표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부적절한 발언으로 공개 16시간 만에 서비스를 중단한 챗봇 '테이'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나델라 CEO는 "AI 챗봇은 이용자가 일을 더 잘하고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계가 우리를 몰아낼 것이라는 신호가 아닌 긍정적인 진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지금 바로 차세대 빙과 에지를 이용할 수는 없다. 이용 대기자 명단에 등록하는 것만 가능하다. MS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수백만 명이 차세대 빙과 에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구글은 8일(현지시간) 기자들을 초청해 구글 검색과 초거대 AI '람다' 기반 챗봇 '바드(시인)'을 결합한 차세대 검색 서비스를 시연할 계획이다. 이 역시 수 주 내로 출시된다. 이르면 3월부터 빅테크의 초거대 AI 기반 검색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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