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공장 늘렸는데...석유화학업계 '어닝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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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01-3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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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개값 상승·판매가 하락이 원인

  • 사업 마이너스로 투자금 회수 미지수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 늪에 빠졌다.

수요 증가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전후로 진행한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인 LG화학, 금호석유호학, 롯데케미칼 등은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석유화학 공장 증설을 진행했는데 금리 인상과 함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1일 LG화학은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4.5% 감소한 19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실적으로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4% 감소한 2조995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21.8% 증가한 51조4689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주요 제품 수익성 하락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특히 석유화학부문만 보면 4분기에만 1660억원 손실로 17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효과가 난 반면 수요가 줄어 판가는 내려간 것이 원인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미국,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값싼 러시아산 나프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도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에틸렌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은 석유화학 산업이 호황인 2020년 t(톤)당 500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100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1.89% 감소한 1조158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손실 53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코로나19 대유행 전후로 막대한 자금을 들여 석유화학 공장 증설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차입을 늘렸는데 해당 사업이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면서 투자금 회수를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높아진 금리로 인해 일부 차입금에 대한 부담이 늘면서 재무구조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LG화학은 총 2조8000억원을 들여 NCC(나프타분해시설) 80만t과 고부가가치 PO(폴리올레핀) 80만t 증설에 나섰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해당 투자는 2018년에 결정됐지만 3년 새 시장 상황이 크게 변하면서 가동률이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 2560억원을 투자해 NB라텍스 24만t 증설에 나섰으며 이에 앞서 7만t 증설을 진행한 바 있다. 회사는 40만t에 육박하는 추가 증설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시황이 기울면서 당장은 보류한 상태다.

롯데케미칼은 2019년 석유화학 분야에만 3조4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까지 폴리에틴렌 75만t, 폴리프로빌렌 45만t 증설 작업을 추진했다. 해당 공장 역시 가동률이 예상치를 하회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일각에서는 수조 원짜리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시장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힘든 정통 석유화학 산업에서 벗어나 첨단소재, 친환경 등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해야 할 시기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실제 LG화학의 석유화학 사업 영업이익이 지난해 반 토막 나는 상황에서도 첨단소재와 배터리 분야 영업이익은 각각 291.1%, 58.07% 성장했다. 금호석유화학도 첨단소재 부문 영업이익이 약 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전 사업 분야가 적자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첨단소재 부문은 영업이익 1870억원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 NCC 공장[사진=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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