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불씨 안 꺼져"vs "저물가가 문제"…美 고물가 논쟁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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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1-3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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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교수 [사진=블룸버그 영상 갈무리]


주요 경제학자들의 인플레이션을 보는 시각이 제각각이다. 한 편에서는 인플레이션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는 점을 우려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고물가는 단기 현상일 뿐 저물가가 오랜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노벨상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주식 시장이 급등하는 등의 금융 상황 완화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크루그먼은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시장이 앞지르고 있지 않을까 다소 우려스럽다”며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끝났다고 보고 가격을 책정 중이다. 이는 틀린 예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빠르게 내려가고 계속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억제 싸움이 끝났다는 확신이 강한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지나갔다는 인식에 금융 시장이 많이 완화한다면 이는 인플레이션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12월에 둔화하는 등 연준이 물가를 길들이고 있다는 징후는 늘고 있다. 그러나 물가 상승 압박 역시 상당하다. 실업률은 반세기 만에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노동 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계속되고 있다.
 
크루그먼은 현재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무질서한 시기에 살고 있다”며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피에르 올리비에르 고린차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멀다"며 올해 역시 힘든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작년에 고점을 찍었지만, 2024년까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이와 달리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의 왜곡이 사라지고 최근의 물가 급등이 진정되면 약한 인플레이션이 오랜 기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진행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비정상적이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나는 우리가 70년대와 80년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과 달리 현재의 고물가가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을 촉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옐런은 “(인플레이션) 기대는 잘 고정돼 있다”면서 “우리는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을 보고 있지 않다. 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염병은 경제에 이례적인 혼란을 야기했다. 수많은 공급망 문제가 있었다”면서도 1980년대 중반 이후 이러한 물가 상승은 지속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옐런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는 1992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9% 상승을 기록해 연준의 목표치보다 줄곧 낮았다.
 
옐런 장관과 달리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케네스 로고프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지정학적 긴장과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일반화된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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