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무풍지대?' 콧대 높던 대형 평수도 꺾인다…반포 주공1단지 넉달새 17억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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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3-01-3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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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물 적어 호가 낮추지 않는 경향…침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하락세 계속"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똘똘한 한 채'라는 인식 아래 부동산 하락장에서도 버텨 오던 대형 면적 아파트 가격이 꺾이는 조짐이다. 매물 자체가 적은 희소성으로 높은 호가를 유지했지만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결국 10억원 이상 떨어진 거래가 나오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강남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140.3㎡가 54억5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같은 단지 140.1㎡가 지난해 9월 71억5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4개월 사이에 가격이 17억원이나 빠졌다. 

대형 평형 아파트의 하락 거래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이달 서울 지역에서 매매 거래된 전용면적 135㎡ 이상 아파트 10건 중 5건이 직전 최고가 대비 하락 거래됐고, 이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 것은 1건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이전 거래와 보합 수준을 보였다. 

개포동 경남아파트는 지난 2일 29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021년 1월 거래된 29억8000만원보다 오히려 8000만원 낮은 가격에 팔린 것이다. 영등포 여의도동 롯데캐슬아이비 전용 150㎡는 직전 거래가(2021년 9월·21억원)보다 3억원 낮았다. 

그간 대형 아파트는 지난해 부동산 침체 흐름 속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대형(135㎡ 초과) 아파트 매매지수만 1.44% 상승했을 뿐 나머지 면적대는 중대형(102㎡ 초과 135㎡ 이하)이 1.7%, 중형(85㎡ 초과 102㎡ 이하)이 2.1% 떨어졌고 중소형(60㎡ 초과 85㎡ 이하)과 소형(60㎡ 이하)은 각각 3.4%, 5.2% 하락했다. 

실제로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지난해 말에도 대형 면적대 아파트에서 신고가가 나오기도 했다. 강서구 화곡동 화곡푸르지오 192.22㎡(전용면적)는 지난해 11월 23일 20억원에 거래됐다. 기존 신고가 14억7000만원보다 5억3000만원 비싼 값에 팔린 것이다. 마포구 서교동 합정메세나폴리스 전용 142㎡도 지난해 11월 28일 25억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신고가 21억5600만원 대비 3억4400만원 올랐다.
 
이달 20일 거래된 송파구 트리지움 전용 149㎡는 직전 거래보다 5억5000만원 오른 34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여전한 경쟁력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대형 아파트는 희소성이 있어 찾는 사람들이 있고 매물 자체가 적어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려고 하지 않아 가격 방어가 됐지만 부동산 침체기가 길어지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자 부담 심화와 경제 불안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침체기에 빠져든 만큼 대형 면적대 아파트들도 버텨내기 힘들 것"이라며 “정부의 주택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고금리 기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최소 상반기까지는 아파트 값이 전체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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