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경제 풍향계 '3國 3色'…中 '부양' 日 '긴축' 韓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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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1-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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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올해 전 세계적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중·일 동북아시아 3국의 경제 풍향계가 각각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목표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경기 부양을 최우선 목표로 경제 운용을 할 공산이 크다. 일본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 속에서도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고수해 왔지만 오는 4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퇴임을 계기로 긴축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했다.

반면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를 추종해 온 우리나라는 여전한 고물가에 무역수지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 거시경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경제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변 없었지만···日 2분기 이후 긴축 선회 주목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지난해 12월 26일 도쿄 경제단체연합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은행은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달 장기 금리 허용 변동 폭을 '±0.5%포인트 정도'로 확대 수정한 것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완화 정책 축소는 일단 '기술적 조정'에 머문 모습이다. 

이번 동결 조치로 10년물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일본은행의 변동 허용 폭인 0.5%포인트를 넘었으나 장중 한때 0.360%까지 하락했다. 금리 인상 기대감에 일본 국채를 던지던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일본 정부는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정부의 부채 상환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더 높아진 금리에 추가적인 차입을 해야 하는 악순환이 초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한 완화 기조와 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재정 확대, 엔화 약세 저지를 위한 시장개입 등 정책 조합으로 경기 둔화 제한에 나선 것이다.

다만 현 정책 기조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지적 역시 비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로다 총재가 퇴임하는 4월 초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로다 총재 후임자가 주재하는 첫 회의는 4월 27~28일 개최된다.

기시다 정부도 대규모 금융 완화 행보를 강제해 온 아베노믹스의 부정적 효과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점진적인 긴축으로 궤도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마리 이와시타 다이와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로다의 바주카는 끝났다. 이제 새 총재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현 완화 정책은) 분명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習, 성장률 제고 '올인'···경기 부양 자금 지원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7일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21조207억 위안(약 2경2270조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당시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 '5.5% 안팎'에 크게 미달한 수치다.

시진핑 3기가 출범한 지 이제 막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경제가 악화하면 민심 이반으로 집권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어 중국 정부로서는 올해 경기 부양과 성장률 제고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우선 소비 회복을 위한 자금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방정부마다 소비쿠폰 발행과 자동차 보조금 지급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 회복과 투자 촉진을 위한 재정 부양책을 강화하고 유동성 공급도 지속할 방침이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은 코로나 봉쇄 완화와 정부의 부양 조치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하면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5%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7.0%에서 올해 -1.0%로 둔화하겠지만 소비(1.4→6.3%), 생산(4.0→5.0%) 등이 개선되면서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韓 수출·내수 동반 부진···경기 둔화 가능성↑
중국 경제 부진은 우리 경제에도 직격탄이 된다. 지난해 중후반부터 국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배경에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봉쇄정책 등에 따른 대중 수출 감소가 있었다. 

올해 중국 경제가 반등에 성공한다면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되겠지만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차이나 리스크'가 더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수도 당장 반등하기 쉽지 않다.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 경제는 내수시장이 작은 데다 기준금리도 3.50%까지 치솟은 상황이라 소비를 짓누르고 있다.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화하는 가운데 가계 소비까지 위축되면 본격적이 경기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정부 전망치가 지나치게 장밋빛으로 보이는 점도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 전망을 '상저하고'로 제시하며 정책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연초부터 경기가 가라앉는 걸 막기 위해 중앙부처 주요 사업 예산 중 65%를 상반기에 앞당겨 집행하고 63조원 규모인 공공기관 투자액도 55%를 상반기 중 쏟아붓는다.

문제는 올해 경기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경우다. 상반기에 재정을 몰아 쓰면 하반기 들어 경기 부진이 도래했을 때 실탄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2023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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