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는 오르는데 대출금리는 내려간다···금리에 '역행'하는 시중은행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성준 기자
입력 2023-01-15 1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 연합뉴스]


기준금리가 이달 0.25%포인트 올라 3.5%를 기록했지만 은행권 대출금리는 되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낮아진 시장금리와 예금금리 등이 반영되면서 은행권 조달 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격차가 벌어진 예대금리차를 바라보는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따가운 눈총 때문에 대출금리를 올리기 힘든 상황이 겹쳤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3일 한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중 0.1%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 기준 이들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는 연 4.780~7.410% 수준이다.

이는 16일 발표되는 지난달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예금금리 하락을 반영해 낮게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에 대한 가중평균금리로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실제 코픽스는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 변동이 반영되며,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지난해 11월께 5%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현재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면서 현재 3% 후반에서 4% 초반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또한 가계대출 감소 추이도 은행권 대출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서 집계한 연간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2조6000억원 감소해 18년 만에 첫 감소세를 나타냈다. 금리 인상기에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부진이 나타나자 대출 감소세가 뚜렷했고 줄어든 가계대출은 곧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대출금리를 인하해 대출금 확보에 나선 행보라는 것이다.

특히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도 0.3%포인트께 떨어질 수 있다. 지난해 10월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급격히 경색됐던 자금 시장이 천천히 안정세를 찾고 있는 데다 기준금리가 이번 인상을 기점으로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중순께 연 4.8%를 상회했으나 지난 12일 4.2%대로 떨어졌다. 한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13일에는 4.133%까지 내렸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압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시장에 과도한 쏠림이 있으면 개입이 필요하다"며 "은행이 작년 순이자 이익 등 규모에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기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언급했다.

다만 대출금리가 고점을 지났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다. 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완화했던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정상화하는 은행들은 오는 7월께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수신금리를 올리거나 은행채 발행량을 확대할 수 있다. 이때 조달 비용이 늘어나면서 대출금리가 다시 올라설 수 있다. 아울러 미국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은이 금리 인상을 한 차례 더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