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감사 청구는 시작일 뿐"···산은 노조, '부산 이전' 반대 투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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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1-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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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 노조, 12일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

  • "발령 직원 숙소·사무실도 마련되지 않아"

  • 법적 소송은 물론, 은행 파업 대응도 검토

 

김현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한국산업은행 이전 추진 불법의혹 국민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산은법이 아직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가 독단적으로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입니다. 이번 국민감사청구는 노조가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카드 중 하나이며, 이것이 시작이 될 것입니다."

KDB산업은행이 부산 이전 작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산은 노동조합이 이를 불법·졸속 추진이라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본점을 서울에 둬야 한다는 법을 위반한 것은 물론 예산 집행 과정 중 직무태만·부패행위를 지적했다. 특히 산은 노조는 이번 감사 청구가 불법적인 부산 이전 추진을 반대하는 첫 번째 단체행동이 될 것이라면서 강력한 투쟁 행보를 예고했다.

산은 노조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한국산업은행 이전 추진 불법의혹 국민감사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이날 산은 노조는 법령상 근거 없는 산은 본점 이전 추진과 그 과정에서 방만한 예산 집행, 기관장 직무 해태 등 부패행위 전반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산은은 강석훈 회장 통제 아래 부산 이전 준비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사실상 부산 이전을 준비하는 동남권 영업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개편을 통해 국내 지점 영업을 총괄하는 '지역성장지원실'을 부산 지역으로 옮겼다. 예산 배정도 끝냈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 임시 회의를 열고 '동남권 영업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68억원을 배정했다.

특히 이날 산은은 오후 본부장급 인사에서 부산 이전과 관련된 부서인 동남권투자금융센터, 해양산업금융실 등으로 본부장 인사를 발령했다.

김현준 산은 노조위원장은 "강 회장은 한국산업은행법에 명시돼 있는 '산은은 본점을 서울시에 둔다'는 조항을 무시한 채 직원 98.5%가 반대하는 부산 이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2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매일 산은 로비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지만 강 회장은 이런 직원들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회사는 노조와 어떤 협의나 접촉 시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으로 발령 조치되는 직원들을 위한 숙소나 사무시설 등이 현재 준비돼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진 아무것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산은의 부산 이전 추진이 얼마나 졸속으로 업악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향후 법적 대응은 물론 강력한 투쟁을 통해 사측의 불법 행위를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법적 소송도 준비하고 있으며 13일 로펌과 만나 보다 상세한 내용들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불법 조직 개편에 기반한 동남권 인사 발령 시 쟁의권 행사는 물론 단체협약 결렬에 따른 은행 단독파업 등도 검토하고 있다. 그간 산은 직원들이 공식적으로 대응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감사 청구는 단체행동 의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행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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