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저축은행, 금리 상승기 '연체액' 급증…부실 우려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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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1-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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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연체액 증가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차주들의 ‘신용관리 포기’가 현실화됐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의 부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대손충당금을 준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신용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작년 3분기 기준 한 달 이상 연체된 금액이 1조4076억원까지 늘었다. 재작년 동기와 비교해 6.5% 증가했다.
 
특히 1~3개월 연체액 흐름이 심상치 않다. 같은 기간에 6462억3000만원에서 7398억9100만원으로 15%가량 늘었다. 이 중 우리카드는 494억6100만원서 716억400만원으로 45%, KB국민카드는 1384억6000만원에서 1627억7600만원으로 18% 급증했다. 상대적으로 취급액이 적은 BC카드의 경우, 연체액이 10억6700만원서 78억5700만원으로 636%나 폭증했다.
 
저축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작년 3분기 고정이하분류여신은 4조1463억1500억원으로 재작년 동기(3조2989억2300만원)보다 25% 넘게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 가능성이 극히 낮은 악성 부채를 뜻한다. 통상 연체가 2개월 이하면 ‘정상’, 2~4개월 연체이면 ‘요주의’, 4개월 이상이면 ‘고정이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채권으로 분류한다.
 
연체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이자 부담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3.25%로 2%포인트 끌어 올렸고, 차주들이 이자로 지급해야 할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문제는 제2금융권에 다중 채무자가 다수 포진해있다는 점이다. 채무 2건 이상을 보유한 다중 채무자의 카드 대출 잔액 비중은 현금서비스는 79.7%, 카드론의 경우 87.7%에 달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집계한 업권별 취약차주 비중도 저축은행(34.8%)과 카드사(16.8%)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건전성 악화가 가시화하면, 그 시작점은 제2금융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당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건전성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동시에, 특별 대손 준비금 적립요구권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향후 예상손실 대비 대손충당금이 부족할 경우 추가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조치다. 금융안정 계정 설치를 통해 유동성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사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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