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부동산 전망②]"침체 국면 속 수도권 쏠림…실수요자는 서울 급락지역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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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2-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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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래픽=아주경제 DB]


2023년에는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겠지만 낙폭이 올해처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 등 수요가 탄탄하고 낙폭이 컸던 지역은 내년부터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바닥을 단단하게 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상반기 금리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하면 2024년 하반기부터는 서울 강남과 과대 낙폭 지역을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부동산 대세 상승장은 2025~2026년께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세 하락 속 "서울·수도권 추가 조정 크지 않다"

28일 아주경제가 국내 부동산 전문가 23명을 대상으로 '2023년 부동산 시장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이 '1년 동안 시장 하락세가 지속될 것'(56.5%)으로 예상했다. 이어 '2년'과 '4년 이상'이 각각 13.0%를 차지했다. 반면 '내년 중 바닥을 찍고 상승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의견도 13.0%로 팽팽했다. 상반된 응답이 공동 2위에 오른 것은 금리 등 외부 요인의 작용으로 심리가 크게 꺾인 상황이어서 내년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방증인 셈이다. '하락세가 3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은 4.3%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미국발 금리 인상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자산시장 붕괴 우려 등으로 부동산 구매 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상태인 만큼 가격 하락과 거래절벽 현상은 1~2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김희정 피데스개발 전무는 "서울과 수도권은 지속적으로 인구가 순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하락장에서도 강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2023년에도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모멘텀이 딱히 없는 상황"이라면서 "서울은 1년, 수도권은 2년 이상까지도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내년이 바닥권을 다지는 시기로 보이며 하반기로 갈수록 하락세는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내년 전국 주택가격 하락 분위기 속에 서울·수도권 주택시장 하락 폭 역시 '5% 이상'이라는 응답이 34.8%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3% 이상' 하락이 21.7%, '1~2%' 하락이 17.4%, '보합'과 '2~3%' 하락이 각각 8.6%를 기록했다. 이와 반대로 '1~3%' 상승을 예측한 응답도 8.6%를 기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연착륙에 대한 정부 의지가 강한 만큼 금융위기(퍼펙트스톰)를 전제하지 않는다면 2023년에는 올해보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바닥을 강하게 다질 것"이라면서 "급급매 거래가 시세를 끌어내리면 통계상으로는 하락장이 분명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상승 반전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10명 중 7명은 새해 주택시장 최대 변수로 '금리'를 꼽았다.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3.25%까지 끌어올렸는데 이러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내년에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기준금리 정점 예상치가 연 3.5~4% 선으로 예측되는 만큼 앞으로 0.25~0.75%포인트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고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회복세는 2024년 이후가 될 것"이라면서 "고금리 기조와 대출 규제, 아직도 고점이라는 수요자 인식 때문에 주택 매매시장은 당분간 하락세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1년 비정상적인 가격 급등과 2022년 급격한 금리 인상이 시너지를 내면서 올해 부동산 거래시장은 유례없는 거래절벽을 겪었다"면서 "주택가격 하락으로 구매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내년 금리 인하 시점에 따라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한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고 봤다. 
 
◇실수요자는 내년 '내 집 마련' 노려볼 만···"강남, 용산, 목동 등 급락 단지 중심으로 천천히 접근"

하락장 속에서도 무주택자들에게는 내년이 '내 집 마련'을 노려봄 직한 시기라는 데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공감했다. 최근 1~2년 사이에 가격이 급등한 서울 중심지와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40~50%까지 조정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은 "서울과 수도권은 GDP 성장률이 높고 현재 높은 금리로 인해 물량 공급 파이프라인이 막혔기 때문에 금리가 내년 상반기 중에 정점을 찍고 하향한다면 물량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급급매'로 올해 조정 폭이 컸던 아파트 단지와 경·공매 물건을 적극 공략할 것을 주문했다. 매수 유망 지역으로는 목동 재건축 단지와 성남 구도심, 인천 송도, 세종, 충남 서산 등지가 관심지로 꼽혔다. 서울 목동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성남 구도심은 재개발과 함께 분당, 판교 등이 인접해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송도신도시와 세종시 등은 최근 가격 조정이 큰 폭으로 이뤄졌고 충남 서산은 중부권 내륙철도 호재가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완화된 부동산 정책 시행 시점이 내년 상반기에 몰려 있고, 금리 인상이 누그러드는 시점도 비슷하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시장 변동성이 크다"면서 "무주택자라면 상반기 가격 추이를 지켜본 뒤 하반기 이후 공략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계획을 세우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본격적인 대세 하락장이 시작됐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서울, 특히 강남·용산·성수·여의도 등 우량 지역 경매나 급매물 위주로 접근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재건축 아파트가 포진한 서울 강남과 서초,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여의도 등지에 최고가 대비 40~50%까지 빠진 급매물은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해도 무방하다"면서 "최적 매수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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