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업계, 치솟는 제작비 하소연…"K-드라마 회당 수십억, 해마다 두세배로 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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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2-12-2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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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열린 '국내 OTT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과 정책방안 모색 토론회'

27일 윤두현 의원(국민의힘) 주최로 열린 '국내 OTT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과 정책방안 모색 토론회' 현장 [사진=최은정 기자]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술꾼도시여자들' 등 국내 콘텐츠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을 거치면서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 등 기업 대비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OTT 업체나 드라마 제작사의 콘텐츠는 경쟁력이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액 공제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윤두현 의원(국민의힘) 주최로 열린 '국내 OTT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과 정책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이러한 산업계 의견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서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S의 김동호 경영사업국장은 "핵심 K-드라마는 글로벌 OTT가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고 국내 OTT 업체는 방송사들과의 동시 방영 콘텐츠로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 3사의 작품, 티빙은 CJ ENM, JTBC 작품의 의무 전송 방식으로 비독점 콘텐츠를 수급하고 있는 상황.

그는 "특급 작가·배우들이 출연하는 소위 '킬러 콘텐츠'의 경우 글로벌 OTT의 독점 오리지널 작품 내지, 해외 판권 전체와 국내 비독점 권리를 가져가는 형태로 수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반적인 콘텐츠 제작비는 매해 2~3배씩 늘어나는 추세다. 그에 따르면 SBS 방영 드라마인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은 2015년 제작 당시 회당 제작비가 5억3000만원이었다. 이어진 시즌2 회당 제작비는 2019년 8억3000만원, 시즌3는 올해 18억원으로 올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흥행작의 경우 제작 비용은 더 높다. 지난 25일 종영한 JTBC의 '재벌집 막내아들'은 회당 20억~22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해외에 비하면 규모가 적다는 지적이다. 김동호 국장은 "미국·유럽에서는 30억원으로 가장 낮은 수준의 프로그램만 제작 가능하다. 해외에선 보통 드라마 회당 100억~200억원을 투입한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 HBO의 인기작 '왕좌의 게임'은 회당 제작비가 170억원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천정부지로 솟는 배우들의 몸값도 영향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신인배우 S군은 드라마 출연 회차당 20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광고 수익이나 저작권 판매 등으로 얻는 수익도 저조해 제작사의 고민은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올해 발표된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방송 업계 광고 수익은 2012년 3조5720억원에서 작년 3조1186억원으로 12.7% 줄었다.

김 국장은 "당사를 포함한 일부 업체들은 자본이 부족하다보니 판권을 외부에 나눠주는 상황에 처한다"며 "사업자들이 자본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국회나 정부에서 찾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OTT나 제작사를 대상으로 한 세액 공제 등 지원책도 재언급됐다.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OTT 콘텐츠 투자 주체인 OTT 플랫폼 사업자에 주어지는 세액 공제나 세제 지원 제도는 전무후무한 형편이다. 이런 부분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산·학계가 뭉친 전진기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국내 사업자가 콘텐츠 하나로 해외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너무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K-OTT 글로벌 연합 플랫폼'을 구축해 콘텐츠와 플랫폼이 동반성장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종합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윤두현 의원은 이날 개회사에서 "토종 OTT들이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생존하고 장기적으로 해외에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와 대등한 경쟁력을 가진 K-콘텐츠 플랫폼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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