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리포트] 블록체인 활용한 신원확인 기술, 전국 공공·민간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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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12-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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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서비스 이용자 사이에서 프라이버시 인식이 높아지자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활용하는 혁신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신기술이 필요해졌다. 이동통신사와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 중견 소프트웨어(SW) 기업과 정보보안 기업 모두 블록체인을 활용한 분산 원장 기반 차세대 신원증명 기술 '분산신원증명(DID)' 관련 신사업으로 시장 기회를 찾고 있다. DID는 이용자 스스로 개인정보 관리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최근 관련 표준화 프로젝트와 시범 서비스 운영 사례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약 3년간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에 나선 국내 민간 기업들의 DID 기술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과 대학 등 교육기관을 포함한 민간·공공 분야에서 혁신 서비스로 확산하면서 점차 일반 이용자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일상에서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 활용 비중이 커진 가운데 오프라인 활동이 재개될 수 있는 시기에 함께 대비하는 방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김효곤 기자]

◆SKT '이니셜'로 무인매장 출입 인증부터 병원 진료카드까지 처리…전국 대학 모바일 학생증 확산 추진
 

SKT 모델이 대리점에서 모바일 전자증명서 사용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SKT]

SK텔레콤(SKT)은 2020년 5월 양자난수칩셋을 탑재해 데이터 보안을 강화한 5G 이동통신 지원 스마트폰 '갤럭시A 퀀텀'을 출시하면서 자체 DID 기반 모바일 전자증명 서비스 '이니셜(initial)'을 탑재해 선보였다. 이용자가 이니셜 앱에 SKT와 제휴한 서류·증명 발급기관의 각종 출입증, 자격증, 증명서, 청구서류를 저장하면 안전하게 이를 보관하고 이후 해당 서류·증명을 제시해야 하는 오프라인 사업장과 이를 운영하는 민간·공공기관 온라인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이니셜 앱은 올해 5월 고려대학교의료원 '모바일 진료카드 서비스' 지원 기능을 추가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을 시작으로 구로·안산병원 등에 쓰일 수 있도록 확대된다. SKT와 고려대학교는 작년 스마트캠퍼스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후 개발한 고려대 학내 학생증 서비스, 신분증 통합발급 서비스, 교우증 발급 서비스를 제공 중이기도 하다. 6월에는 이동통신 가입자용 본인확인 서비스 앱인 패스(PASS)를 개편해 SKT 고객용 패스 앱으로 지방세 납세증명, 토익성적증명 등을 발급·조회할 수 있게 했다. 

SKT는 8월부터 교육부 주관 디지털혁신공유대학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 학생들이 이니셜 앱을 통해 사업 포털과 각 대학 온라인 행정시스템에 로그인하고 모바일 학생증을 발급받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당시 SKT는 학생들이 이니셜 앱으로 최소 단위 학점 이수로 취득하는 '마이크로 학위' 등의 이수증을 발급받아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연내 디지털혁신공유대학 사업에 참여한 46개 대학 전체에 모바일 학생증 적용과 향후 전국 대학 모바일 학생증 활용 지원을 예고했다.

◆더존비즈온·아이콘루프가 구축한 강원도 디지털 행정 통합 플랫폼 '우리도' 
 

[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우리도' 앱 소개 페이지]

강원도는 올해 10월 말 공공 복지·행정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인 '우리도(전 나야나)'가 싱가포르, 호주, 인도, 일본 등 24개국 정보산업협회가 참가하는 국제 민간기구인 '아시아·대양주 정보산업기구(ASOCIO)'의 '2022 테크 엑설런스 어워드' 디지털 정부 부문 우수 혁신 사례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ASOCIO는 강원도 통합서비스 플랫폼이 디지털 행정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뢰성을 높였다고 호평했다.

우리도 플랫폼은 도민 전자신분증 발급을 통한 디지털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4월 출시됐다. 80여종의 공공 마이데이터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형 행정 서비스를 종이 서류 발급·제출이나 행정기관 방문, 신분증 제출 없이 모바일에서 편리하게 신청하는 것으로 제공한다. 10월 말 발표 당시 기준 도민 10만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도내 육아 기본수당, 농어업인 수당, 춘천시 일상회복지원금, 춘천시립도서관 회원증 등 공공 서비스와 복지 제도를 신청하고 이용할 수 있다.

중견 SW기업인 더존비즈온과 블록체인 전문기업 아이콘루프 등 컨소시엄을 구성한 민간 IT기업이 우리도 플랫폼 구축에 참여했다. 더존비즈온의 클라우드·빅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위하고'와 개인용 플랫폼 '나하고'를 개발·운영한 기술과 노하우, 아이콘루프의 블록체인 DID 기술이 적용됐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우리도 플랫폼 서비스에 대해 "현재 마이데이터를 통한 개인 맞춤형 알림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있다"며 "도민 편의를 위한 기술 고도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국가 신분증 디지털화…LG CNS·라온시큐어 참여
 

[사진=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공식 웹사이트]

정부가 추진하는 '모바일 신분증' 사업에도 DID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경찰청, 한국조폐공사, 도로교통공단과 협업해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부가 발급하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기존 플라스틱 카드형 실물 운전면허증과 법적으로 동일한 효력을 지닌 디지털 국가 신분증으로 행안부의 역점 사업 중 본격적인 일반 국민 대상 디지털 신분증 서비스다. 행안부는 앞서 모바일 기반 국가 신분증 서비스를 검증하기 위해 '모바일 공무원증'을 도입했다.

LG그룹 계열 IT서비스 기업인 LG CNS는 정보보안 전문 기업 라온시큐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작년 6월 관련 정부 사업을 수주하면서 모바일 공무원증과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과 기반 환경 구축을 맡았다. LG CNS는 모바일 신분증 신청, 발급, 검증을 수행하는 시스템 전반을 설계하고 라온시큐어가 자체 DID 플랫폼 '옴니원(OmniOne)' 기술을 제공했다. 이를 활용해 올해 7월 말부터 전국 운전면허시험장 27곳과 경찰서 258곳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발급되고 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국민은 운전면허시험장에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제출해 스마트폰에 디지털 형태의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기존 운전면허증 갱신 또는 신규 발급 시점에는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발급을 신청하고 관련 기능이 탑재된 IC카드형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디지털 운전면허증도 발급해 쓸 수 있다. 공공기관 은행, 렌터카 업체, 공항, 병원, 편의점, 여객터미널, 통신사, 선거 등 실물 운전면허증이 사용되는 모든 곳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통용된다.

◆디지털 신뢰 뒷받침할 '블록체인 산업 진흥 전략' 추진…DID 활용처 확대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는 민간이 보유한 블록체인 DID 기술 역량을 활용해 중앙 부처와 행정기관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 디지털 행정 혁신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앞서 라온시큐어는 지난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을 수행해 경남 지역에서 DID 기반 디지털 공공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와 연계된 '경남전자지갑' 앱을 통해 모바일 도민카드, 학생증, 도서관 회원카드 발급과 로그인을 처리하고 도 청사와 김해시 정보화교육장 등에 출입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2020년 KISA 선도사업에 참여한 LG CNS 컨소시엄이 블록체인 기반 자율주행자동차 신뢰 플랫폼을 구축했다. 미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인 자율주행차 환경에서 신원정보 관련 권한을 차량에 위임하는 개념을 구현한 '사물DID'를 승차 예약 및 배차 시스템에 적용해 운영하고 실증했다. 강원 강릉에선 DID 기술을 보유한 기업 마크애니가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챌린지 2021 본사업'에 선정된 강릉시 지역관광·상권 MaaS 통합연계서비스에 참여해 모바일 시민증 관련 시스템을 구축했다.

정부는 올해 11월 개최한 '제15회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구상' 일환으로 디지털 시대 신뢰를 뒷받침할 블록체인 산업 진흥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고 '블록체인 산업 진흥 전략'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블록체인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온라인 투표 시스템, 교육기관 개인 학습 이력과 자격증을 보관·제출하는 플랫폼, 공적지원금 연계 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투자한다. 각 시스템 개발에 본인확인과 연계된 DID 기술이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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