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임재원 고피자 대표 "'AI 피자'로 인도에 매장 300개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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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2-12-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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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원 고피자 대표가 자사 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푸드 트럭으로 시작한 사업이 1500억원 가치의 피자 프랜차이즈가 됐다. 건실한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입소문이 나며 누적 투자금은 45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매장 수는 올해 180개(계약 건 포함, 해외 50개)를 넘겼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 이야기다.
 
사업 아이템은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외국 생활을 하던 임 대표는 '왜 피자는 햄버거처럼 1인 메뉴가 없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맥도널드 같은 '1인 피자' 패스트푸드를 꿈꾸며 2018년 1인 피자 브랜드를 론칭했다. 고피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꼽은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기업’ 전체 11위, 외식 업계 2위에 올랐다.
 
임 대표는 "개인적으로 햄버거를 좋아하는데 매번 왜 피자 브랜드는 패스트푸드가 없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1인 피자'로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며 "조각 피자는 한 판 만들어 남김 없이 다 팔지 못하면 버려진다. 그런 것을 고려해 피자 사이즈부터 바꿨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피자는 'A.I(인공지능) 피자' '로봇 피자'로 유명하다. 피자를 만드는 방식에 기술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초벌로 구운 수타 피자 도우를 토핑 테이블에 올리면 인공지능(AI)이 어떤 재료를 얼마나 올려야 할지 알려준다. 토핑 작업이 완료되면 피자는 컨베이어 형식의 자동 화덕으로 들어간다. 피자가 구워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분. 굽기가 완료되면 로봇 팔이 피자를 자르고 소스를 뿌린 뒤 식지 않도록 온열 장치로 옮긴다.
 
고피자는 이러한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2020년 머신러닝 연구원을 영입하고 미래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피자를 만드는 전 과정에 기술을 적용해 비용과 생산성 등을 꼼꼼히 테스트했다. 그리고 첫 아이디어였던 제품 품질 감독용 AI 카메라뿐 아니라 도우를 자르는 로봇 팔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임 대표는 미래에는 피자 시장 전체가 '1인 피자' 위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라지, 레귤러 사이즈가 기본인 피자 한 판 개념이 점차 줄어들고 중량을 줄인 피자 브랜드와 메뉴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피자는 여럿이 나눠 먹는 개념이 강했지만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나눠 먹는 메뉴에서 개인 취향을 반영한 1인 피자 시장으로 재편되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이다."
 
임 대표는 내년 매출과 매장 수 모두 두 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이전까지 매년 두 배씩 성장했고 인도,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도 피자 매장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올해도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매장 수는 내년 최소 300개에서 최대 500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매출과 매장 수 모두 두 배 이상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임재원 대표 집무실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다음은 임 대표와 일문일답한 내용.
 
-처음 피자에 푸드테크를 적용한 배경은.
 
"2015년에 고피자 브랜드를 처음 떠올렸고 2016년부터 푸드트럭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푸드테크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푸드테크를 적용하게 된 건 사실 피자를 패스트푸드처럼 빠르게 조리하기 위해서였다. 피자가 일반적으로 굽는 데만 7~8분 걸리지만 푸트테크를 적용하며 3분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AI와 로보틱스를 하게 된 것은 2019년쯤이다. 매장이 빨리 늘어나며 매장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고 AI로 토핑 퀄리티를 체크해 품질 균일화를 이루려고 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로봇까지 접목하게 됐다."
 
-고피자의 핵심 푸드테크는.
 
"고피자 푸드테크 기술은 총 네 가지다. 파베이크 도우, AI 스마트 토핑 테이블, 고븐(스마트 오븐) 그리고 고봇 스테이션(피자 커팅과 소스 토핑)이다. 도우에서 토핑을 하고 굽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이 네 가지 기술을 각 단계별로 모델화한 것이다."
 
-인공지능(AI) 스마트 토핑 테이블이 무엇이고, 어떤 기술인가.
 
"스마트 토핑 테이블은 카메라가 달린 AI 솔루션이다. 토핑을 할 때 위에서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촬영을 하면서 AI가 가진 레시피랑 지금 작업자가 만드는 피자를 비교해서 소스가 몇 % 정확하게 도포됐는지, 토핑이 몇 % 정확하게 올라갔는지 등을 판단해 준다. 누적으로 데이터 관리를 해주는 솔루션인 셈이다."

-고피자와 견줄 만한 푸드테크 회사는.
 
"모든 매장이 로봇으로만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주방은 완전 자동화라기보다 로봇이 보조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관리자가 최소 1명은 꼭 있어야 한다.
 
푸트테크 기업 중 완전 자동화를 시도한 사례는 많다. 피자와 관련해서 완전 자동화에 성공한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 미국 '줌 피자'는 소프트뱅크에서 5000억원 정도를 투자받았는데 지금 문을 닫았다. 너무 자동화나 기술에만 집착하다 보니 인프라를 완벽하게 갖추지 못한 매장은 문을 열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 테스트 매장 하나를 출점하고 기술만 업그레이드하다 정작 피자 점포는 늘리지 못하는 브랜드가 많았다. 
 
우리는 기술이 조금 불완전하고 관리자가 필요하지만 출점이 가능한 모델을 만들고자 했다. 결국 소비자는 기술을 보기 위해 매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사러 온다. 피자를 혼자서도 빠르게 좁은 공간에서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고피자의 기술이다. 사람이 하는 일은 도우를 까서 토핑을 손으로 하는 것뿐이지만 기계를 제어하고 재료를 신선하게 유지하는 것 역시 관리자 몫이다." 
 
-향후 추가로 적용할 예정인 푸드테크 기술은.
 
"여러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시장에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 좀 더 가시화하면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스타트업 전반에 걸쳐 투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인데.
 
"최근 마무리된 시리즈 C 투자를 포함해 투자받은 금액은 총 450억원이다. 고피자 해외 점포 확대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홍콩 등 4개국에 진출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대신 직진출을 택했고 99% 직영으로 운영한다. 현재 해외 매장은 50개 정도다."
 
-최근 냉동 피자 퀄리티가 높아지면서 외식 피자 프랜차이즈가 위기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냉동 피자가 미국에서 수십 년 있었지만 일반 피자 시장을 추월한 적은 없었다. 냉동 피자와 일반 피자 시장은 엄연히 구분돼 있고 일반적으로 냉동 피자가 일반 피자 시장 대비 10분의 1 정도 규모이기 때문에 그 비중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매출 목표와 가맹점 유치 전략은.
 
"매출과 매장 수 모두 두 배 정도 성장하는 게 목표다. 매장은 최소 300개에서 500개 정도로 늘리겠다. 설립 후 매년 두 배 성장을 이뤘기에 앞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1인 피자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커질 것으로 보나.
 
"1인 피자 시장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 피자 시장이 1인 피자 위주로 재편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피자가 원래 크고 고가이다 보니 여러 사람이 모일 때 즐기는 메뉴라는 개념이 강했다. 그러나 1~2인 가구가 늘고 기존 1인 배달 메뉴도 늘고 있다. 미래 피자 시장이 1인 메뉴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외식 스타트업계 최초로 '유니콘'을 노리고 있는데.
 
"이번에 투자를 받으며 인정받은 회사 가치는 1500억원 정도다. 유니콘이 1조 가치 회사니까 지금부터 6배 정도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해외 성과가 제일 중요하다. 특히 인도처럼 인구가 많은 시장은 매장 300~400개만으로도 조 단위 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 

고피자는 일반적인 로드숍 매장만 출점하는 것이 아니라 극장, 주유소, 공항 등 컨세션(위탁 운영) 시장에도 입점해 있다. 레귤러와 라지 메뉴 피자 위주인 브랜드가 입점하기 어려운 협소한 장소에서도 매장 운영이 가능한 것이 고피자의 경쟁력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기술력을 갖춘 만큼 유니콘 기업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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