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붕어빵은 어쩌다 '금(金) 붕어빵'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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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11-3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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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거리 음식 옛말...'붕어빵 1개=1000원' 가게 등장

  • 붕어빵 재료 밀가루·팥·식용유 줄줄이 올라 가격 영향

  • 누리꾼 "차라리 붕어빵 기계 사 집에서 해 먹는 게 저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찬 바람이 불면서 붕어빵을 판매하는 가게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가게 앞에서 선뜻 지갑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 여파로 붕어빵이 '금(金)' 붕어빵으로 바뀌면서다. 1000원으로 붕어빵을 든든하게 사 먹을 수 있다는 말도 옛말이 됐다. 최근에는 붕어빵 1개를 1000원에 판매하는 곳도 나타났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붕어빵 1개=1000원'이라고 적힌 가격표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작성자는 "이제 붕어빵 1개가 1000원을 하는 시대가 왔다. 물가가 올랐다는 게 실감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개에 1000원이나 하는 붕어빵을 누가 사 먹겠느냐"고 덧붙였다.

다른 누리꾼도 "최근 서울에서 보통 크기 붕어빵을 1개에 1000원에 판매하는 걸 보고 물가 상승을 느꼈다. 이러다 붕어빵 1개가 1000원을 넘어설 기세다"라고 적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붕어빵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른 이유는 재료값 상승이다. 특히 붕어빵의 몸통을 만들 때 사용되는 밀가루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밀가루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7% 증가했다. 센터가 조사한 생활필수품 35개 품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밀가루 가격이 크게 오른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다. 보통 흑해 지역이 전 세계 밀과 보리 수출량의 4분의1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러시아가 흑해 곡물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하면서 식량 무기화에 나서 국제 식량 가격이 치솟고 있다.

또 붕어빵의 밀가루 반죽이 붕어빵 틀에 들러붙지 않도록 하는 식용유 가격도 전년 대비 32.8%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불안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붕어빵 속에 들어가는 재료인 수입산 붉은팥의 가격 상승세도 한몫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수입산 붉은팥(40㎏)의 도매가격은 29일 기준 평균 27만200원이다. 평년치 가격인 18만6330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45%가 급등한 셈이다.

또 붕어빵을 굽는 데는 액화석유가스(LPG)가 사용되는데 한국LPG산업협회의 'LPG 가격정보'를 보면 국내 LPG 단가는 지난 4월 1163원으로 정점을 찍으며 2년 새 최고 60%까지 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한 번 오른 붕어빵 가격이 한동안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5% 수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에서는 차라리 붕어빵을 만들어 먹겠다는 이들도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붕어빵을 좋아하지만 요즘 가격이 무서워 엄두가 안 난다"며 "차라리 붕어빵 기계를 사 집에서 해먹는 게 더 저렴할 듯해 가정용 붕어빵 기계를 살까 고민 중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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