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신흥국 기로에 선 한국] WGBI 편입 눈앞…최대 90조원 자금유입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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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2-11-30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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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채권 투자자금 대거 유입 효과

  • 국채·외환시장 안전성 강화 기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이 세계 최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의 관찰대상국으로 등재되면서 채권시장 선진화에 바짝 다가섰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9월 WGBI 편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가 WGBI에 편입되면 최대 90조원의 외국인 국채 투자가 유입되고, 금리 상승과 원·달러 환율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런던증권거래소 산하 FTSE러셀은 9월 말 발표한 FTSE 채권시장 국가 분류에서 한국을 잠재적으로 시장접근성 상향 조정(레벨1→레벨2) 가능성이 있는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FTSE러셀은 채권시장 국가 분류에서 국가별 시장접근성을 레벨 0~2로 구분하고 있는데 WGBI 편입은 레벨2 국가만 가능하다. 

WGBI는 미국·영국·독일·중국·일본 등 세계 주요 23개국이 편입된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다. 추종자금은 총 2조5000억 달러 내외로 보인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국 중 WGBI에 편입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인도뿐이다.

WGBI에 편입되기 위해선 △국채 발행잔액 △신용등급 △시장접근성 등 세 가지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한국은 발행잔액 액면가 기준 500억 달러 이상, 신용등급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A- 이상이라는 정량 조건은 충족했지만 시장접근성은 레벨1로 정성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지수에 편입된 다른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채권 이자 소득과 양도차익에 세금을 부과한 점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기재부는 WGBI 편입 공식화에 맞춰 외국인 국채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을 추진하고 있다. 비거주자나 외국 법인이 보유하는 국채와 통화안정증권에 대한 이자와 양도소득을 비과세하는 방안을 포함해 외국인들의 국채시장에 대한 투자 유인 강화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영세율 적용과 시행시기를 앞당기는 시행령 개정으로 지난 10월부터 비과세를 사실상 시행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이 내용을 담은 법인·소득세법 개정안에 잠정 합의했다.

WGBI에 편입되면 한국 국채에 대한 안정적인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 국채 및 외환시장 안전성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국이 WGBI 편입 시 추종자금을 중심으로 약 50조~60조원의 외국인 국채 투자가 유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골드만삭스, KB증권 등은 최근 국채 발행잔액과 환율 등을 감안해 자금유입 규모를 60조~90조원으로 추정했다.

또한, 외국인 국채 투자 유입에 따른 금리 하락으로 연간 약 5000억원~1조1000억원의 국채 이자비용이 절감되는 등 재정건전성 측면에서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WGBI에 편입되면 국채 금리가 30~60bp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 발행에 대한 이자가 낮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이자 비용이 절감된다.

곽준희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채시장의 금융안정 기능을 고려해 국채시장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외국인 투자자 수요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WGBI 편입 작업을 신속히 추진하고 외국인 투자자 수요에 맞춘 만기별 발행량 관리 시스템 구축, 다양한 국채 상품 개발 등 관련 인프라도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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