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창용 "금리인상, 추후 고통 낮추기 위한 결정···정책효과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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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2-11-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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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금리인상 결정은) 여러 경제주체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추후 더 큰 고통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라면서 "경기 침체, 대외적 요인 등으로 볼 때 국민들이 느낄 불편이 클 수 있지만, 참을성을 가지고 정책 효과를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기존 연 3.0%의 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역사상 첫 6회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며, 기준금리를 지난 2012년 6월 이후 10년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현재의 금리 상황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많이 시장금리가 올라가고 시기도 빨라졌다"면서 "정부와의 정책 공조 등을 통해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면서 거시경제에 미칠 충격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달 예상치 못한 부동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건으로 과도한 신뢰 상실이 발생해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젊은 가구주가 많은 부채를 지고 있고, 집을 구입했을 경우 큰 부담을 느낄 것 같다"면서 "특히 많은 가계부채가 변동금리 중심이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설 때 영향이 크고, 중간재 가격이 올라가는 과정에서 금리가 올라서면서 기업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인상의 효과가 서서히 본격화할 것"이라며 "작금의 문제는 해외적 요인에서 비롯된 문제가 대부분이지만, 안이하게 생각하지 않겠다. 대외요인이 빠르게 개선되기를 바라며, 한은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Q. 최종금리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금통위의 내부 의견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최종 금리 수준에 도달한 이후 같은 금리 수준을 얼마나 유지해야 하는가. 최소 1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지.
A. 최종금리 수준에서는 금통위원 간 의견이 갈렸다. 3.5%가 바람직하다는 위원이 3명, 3.25%에서 멈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 위원이 1명, 3.75%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위원이 2명 있었다.
지난 10월과 같이 최종금리를 3.5%로 제시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논의된 내용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10월에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이어서 대외요인에 중점을 두고 고려했다면, 이번에는 금융안정 상황을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지를 봤다.
시기를 못박아서 얘기하기는 어렵다.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를 통해 확신한 뒤에 금리 인하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금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Q. 5%의 물가상승률과 4%의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을 볼 때 향후 금리 결정에선 물가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A. 이달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곧 나올텐데, 11월은 예외적인 달이 될 것이다. 11월께 한파로 채소가격이 10%씩 떨어지는 게 보통인데, 지난해는 7~8% 올랐다. 국제유가도 추운 날씨에 올라갔다. 이런 기저효과 탓에 11월 물가는 지난 10월(전년동월대비 5.7%) 대비 11월 물가는 크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많이 내려가더라도 물가가 떨어지겠다고 해석하는 데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내년 초에는 기저효과 사라지면서 5%대 물가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학적으로 이달 물가가 4%대를 기록했다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전체적인 물가 흐름을 보기를 바란다.

Q.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기업어음(PF-ABCP)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정부가 발표한 기존 정책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아직 발표된 정부 정책이 시행된 것은 아니지만, 한은에서 유동성 공급 발표 등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A. 전반적으로 회사채 시장이 조금 안정됐지만, 계속 논의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고, 앞으로 한은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한은은 유동성 공급이라는 정책적인 틀이 있다. 원칙적으로 금리인상 기조와 상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미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한시적이어야 하며,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막을 필요가 있다. 한은의 통화정책은 단기금융시장에 주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기자금 시장에 쏠림현상을 완화하는 보완적 원칙 하에서 정부와 함께 대응해야 한다.

Q. 최종금리 도달 이후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를 고려할 때 우리도 상당기간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과 같은지.
A. 미국 금리에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기계적으로 따라가겠다는 뜻이 아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심해지면 이게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판단하게 된다. 국내 상황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목표로 하는 물가 수준이 확실할 때에 금리인상 기조를 바꾸는 것이다.
이때 연준의 금리를 고려하는 이유는 물가, 환율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의 결정에 따라 금리를 곧바로 뒤집을 수 없기 때문에 고려하는 것일 뿐, 기계적으로 금리 격차를 따라갈 것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

Q. 최근 개인이든, 기업이든 금리인상이 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한 총재의 생각이 현실화하는 것 같다. 이런 고통들이 금리인상 과정에서 충분히 예상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예상과 달랐는지 궁금하다.
A. 5% 넘는 물가상승률을 낮추지 않고서는 거시경제 전반에 사후적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크기 때문에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는 기조다. 여러 경제 주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할 수 없이 추후 고통을 낮추기 위해 하는 정책이었다.
예상한 수준이었냐는 질문에는 현재의 금리 상황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많이 시장금리가 올라가고 시기도 빨라졌다. 정부와의 정책 공조 등을 통해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면서 거시경제에 미칠 충격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달 예상치 못한 부동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건으로 과도한 신뢰 상실이 발생해 당황스러웠다.
지금 상황에선 거시적 대응보단 부동산 ABCP의 과도한 신뢰 상실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를 미시적 정책을 통해 정부 당국과 노력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Q.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중요할 것 같다. 12월 연준이 예상치 못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결정한다면 내외금리차가 150bp(1bp= 0.01%)까지 벌어지는데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은 열려있나. 12월 임시 금통위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A.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 속도를 줄이겠다는 발표만으로 외환시장이 안정되지 않았나. 이는 내외금리차 역시 환율에 미치는 한 요인일 뿐, 절대적인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외환시장이 안정된 것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내달 연준이 예상을 깨고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다면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임시 금통위를 여는 것은 오히려 우려를 더욱 키울 수 있다. 달러 강세는 전 세계적인 현상인데, 우리만 임시 금통위를 여는 것은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보여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해외의 시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Q. 연준의 추가금리 인상 등을 고려하면 한·미 간 금리차이에 따른 외환시장 리스크 우려가 상당하다. 총재는 어느정도의 차이까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A. 과도하게 벌어지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100bp면 감내할 수 있고, 150bp면 위험하느냐는 경제 상황과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금리 결정 외에도 중국의 코로나 대응 정책 결정도 국내 외환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너무 많이 벌어지는 건 고려해야겠으나, 변동환율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어느 수준을 타겟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환율의 레벨보다 속도가 빨리 올라서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헷지 했는데 마진콜이 많이 들어와 국채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든지 등을 고려할 땐 속도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 결정이 중요한 요인이고, 너무 크게 벌어지는 것도 고려해서 결정하겠다.

Q. 내년 성장률 전망치 1.7%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등에서 제시한 숫자보다 낮다. 그간 국가적 위기에 달하는 때가 아니면 2% 밑으로 성장 전망치를 제시한 적이 많지 않았다. 현재 상황을 한은에서는 저성장 경제 둔화로 인정하고, 이에 대해 준비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A. 내년 성장률 전망은 글로벌 여러 기관에 부합해보면 중앙값에 해당된다. 특별히 낮거나 높다고 보진 않는다. 세계 경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 하에서 보수적으로 본 수치다.
성장률을 낮추게 된 것은 대외 주요국의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수출이 줄어드는 영향이 크다. 종전 예상치인 2.1%보다 0.4%포인트 내린 것은 대부분 해외 요인에 있다.
단, 상반기 1.3%까지 낮아졌다가 하반기에는 2.1% 정도로 올라설 것으로 본다. 반도체 경기도 내년 상반기 지나면 다시 올라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도 하반기 올라가지 않겠냐는 가정에선 내년 하반기 성장률이 2% 이상 올라갈 것으로 본다.

Q. 가계대출 증가폭이 큰 상황에서 금리인상 이후에 물가상승률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디레버리징이 의미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지.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부채 부실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A. 금리인상 효과로 가계대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 성장속도가 줄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꺾이는 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위험이 방향을 틀었다고 생각한다.
단, 이번 인플레가 잡히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대출 비중을 낮춰가는 게 중요하다. 부동산 PF 시장 경색 얘기가 나오는 것도 관련돼 있다. 금리인상 기조가 끝나더라도 가계부채를 앞으로 어떻게 줄일지, 미시적 거시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대출도 코로나 위기 이후 상당폭 늘었고, 전반적으로 부채가 쌓이면서 장기적으로 국가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자본을 부채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화해 위험 구조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Q. 가계대출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A. 상대적으로 보는 게 필요하다. 1.7%의 성장률을 걱정하지만 미국은 0.3% 정도로 예상되며, 유럽은 마이너스(-) 성장률까지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만 성장률이 높고, 물가가 낮길 기대하기 어렵다. 항상 이런 점을 고려해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것이 객관적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으로 내려와 고무적으로 보지만, 환율과 곡물가격도 많이 올랐다. 이에 정책적으로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게 있다. 국민들이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정부는 뭐하고 있느냐 하지만, 좀 더 참을성을 가지고 정책 효과를 지켜봐주시길 바란다. 한은도 최대한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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