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방한] 재계 총수들, 빈 살만과 연쇄회동···'오일머니'로 경영난 극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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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11-1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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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최태원·정의선·박정원·김동관

  • 초대형 신도시 '네옴시티' 개발 등 논의

  • 삼성, 더 라인 구역 터널공사 수주 이어

  • SK·두산, 소형모듈원전 등 친환경에너지

  • 현대차는 도심항공 구축 참여 기대감↑

국제유가 폭등으로 글로벌 큰손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으로 재계가 바빠지고 있다. 최근 주요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부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오일머니' 투자를 끌어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17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17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재계 주요그룹 총수들과 회동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빈 살만과 회동했다. 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도 사우디 측으로부터 참석 요청을 받아 회동에 참여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등 도시 인프라 개발, 원전, 방산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두고 논의가 오갈 것으로 파악된다. 네옴시티는 빈살만 왕세자가 지난 2017년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수립된 '사우디 비전 2030'의 중심축으로 꼽히는 초대형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다.

신도시 개발에 투입되는 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70조원)로 꼽힌다. 이에 치열한 글로벌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삼성은 이미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지하에 고속철도 터널을 뚫는 '더 라인' 공사를 수주했다. 이외에도 스마트 시티에 삼성의 인공지능(AI)과 5세대(5G)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할 수도 있다.

SK와 두산의 경우 스마트 시티에 친환경 에너지 부문 공급에 대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SK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만든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도 SMR 부문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손꼽힌다.

한화도 이와 유사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수주할 수 있다. 네옴시티가 수소·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원만 100% 사용하도록 설계되는 만큼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선두 기업인 한화솔루션과 협업의 여지가 크다는 진단에서다.

현대차는 네옴시티에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및 도심항공교통(UAM)에 대한 생태계 구축에 한몫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수소차·수소트램 등의 분야에서 스마트 시티의 교통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번 회동을 통해 수십조원 수준의 수주를 끌어낸다면 침체 국면에 접어든 국내 산업권에 큰 활력이 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국내 대기업그룹이 강점을 보인 반도체·가전·IT·화학 등 분야에서 수요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현상이 뚜렷하다. 네옴시티 관련 수주가 현실화된다면 일감 부족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글로벌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다면 국내 산업권이 각 부문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유사한 분야의 수주 경쟁에서 큰 가산점을 받을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업황 악화가 예상됐으나 네옴시티 수주가 현실화된다면 경기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수주에 성공한다면 국제 사회에서 국내 대기업의 존재감을 드러내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옴시티 조감도 더라인 [그래픽=네옴시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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