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진공, 내주부터 중소해운사 선박 매입···"시장 교란, 거대 선주사 등장하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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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11-1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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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회사 설립·운영 땐 경쟁사 없어···인명피해·재해 책임소재도 불분명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가 중소 해운사들의 선박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자금조달 길이 막힌 중소 해운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으로, 국내 해운업계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사가 자금조달을 넘어 선박을 직접 관리하는 정책인 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진공은 다음 주 중 중소 해운사로부터 3500t(톤)급 탱크선 3척을 매입할 예정이다.
 
이는 앞선 8월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한국형 선주 사업’ 정책의 일환이다. 해운사가 해진공에 선박 매입을 요청하면, 공사가 이를 사들여 다시 해당 해운사에 리스해 주는 방식이다. 해운사 입장에서는 배를 매각함으로써 자금조달이 가능하고, 이를 다시 임대해 선박 운용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해진공은 2026년까지 총 50척의 배를 사들일 예정이다. 해진공 관계자에 따르면 선박 매입에 있어 특별한 기준은 두지 않았다. 해운업계 자금조달이 목적인 만큼 하자가 없다면 해운사 요청에 따라 선박을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매입 선박이 3척 수준이지만 내년부터 벌크선, 탱크선 운임이 조정국면에 들어서면 매각을 신청하는 해운사가 급격히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해진공은 당장은 공사가 매입부터 임대까지 진행하지만 매입 선박이 늘어날 경우 자회사 설립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선박 자산관리 자회사로 2026년 정부의 계획대로 매입이 진행된다면 50여 척의 선박을 거느린 대형 선주사가 등장하게 된다. 50여 척은 중소 해운사 두 곳을 인수한 수준의 규모다.
 
해진공 관계자는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바는 아니지만 결국에는 선박을 관리하는 자회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에서 자회사 설립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경색된 현 상황에서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해운사를 지원하는 정책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해운사들이 선박을 해외로 판매하지 않고 공사에 매각함으로 인해 선박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부분이 호평받는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선주를 잃지 않는다는 부분이 가장 높게 살 만한 부분”이라며 “다만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무분별한 선박 매입보다는 기준을 두고 회생 가능성 있는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거대 선박 자산 관리 회사를 운영함으로 인해 HMM에 이어 중소 해운사까지 장악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또 공사의 선박 매입 과정에서 선종별 시황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휴업 선박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더해 임대 선박으로 인한 인명피해, 재해 등 사고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진공은 자회사 설립 검토 과정에서 이 부분을 집중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진=한국해양진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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