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희생자 명단 공개에...법조계 "민사상 불법행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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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2-11-1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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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 온라인 매체가 유족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실명을 공개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서도 위법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한 형사 처벌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인격권 등의 침해를 이유로 민사상 불법행위가 성립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난 14일 온라인 매체 ‘민들레’는 홈페이지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전원의 실명 명단을 자모음 순으로 게재했다. 이번 공개는 유족 등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뤄졌다. 민들레는 희생자를 비공개 처리해온 정부 방침이 참사 후폭풍을 축소하려는 의도인 만큼, 공익 차원에서 이를 공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번 사망자 명단 공개는 위법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 공개의 객체인 희생자 명단은 공공성 인정이 힘들고, 희생자에 대한 인격적 법익 침해가 더욱 큰 만큼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실제로 판례는 동의 없는 정보 공개는 인격권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로, 민사상 불법행위 등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지난 2015년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명단을 공개한 사건에서 피해 교사들에게 16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정보 공개로 인한 공익보다 인격적 법익 침해가 더 큰 경우,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공개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의택 변호사(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는 “유족의 동의 없이 사망자 명단을 공개한 행위가 공익에 부합한다고는 보기 힘들다”면서 “유족들의 경우 이번 공개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종탁 대한변호사협회 이사도 “동의 없는 사망자 명단 공개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유족들의 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명단 게재금지 가처분, 위반 일수당 간접강제금 집행, 민사 손해배상 소송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형사처벌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법리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다수 의견이다. 단순 명단 게재인 만큼 사자 명예훼손 등의 성립은 어렵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적용 등을 검토해 볼 필요성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해당 매체에 직접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묻기는 힘들 수 있다는 견해가 다수다. 문 이사는 “일반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의 주체인 개인정보는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이므로, 해당 법에 의한 직접 처벌은 힘들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보제공자 등에 대한 처벌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변호사는 “개인 정보를 수집한 사람이 제3자한테 정보를 넘긴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이 가능할 수 있다. 또 개인정보가 의료기관 등에서 취합된 순간에는 생존해 있다가 사망한 경우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 한해 매체의 법률 위반 여부 등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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