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자이언트스텝] '피벗' 뭉갠 파월, 美 기준금리 내년 3월 5.25% 정점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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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11-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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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EPA·연합뉴스]


"(금리인상) 중단에 대해 생각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준 피벗(정책 전환)을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그는 이제 ‘속도’는 중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얼마나 '높은' 수준의 금리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전투의 핵심이 ‘속도’에서 ‘기간’으로 바뀌었다. 기준금리의 정점인 ‘최종금리(terminal rate)’가 중요해진 것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 위원 전원이 자이언트스텝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3.00~3.25%에서 3.75~4.00% 구간까지 올랐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 (FOMC) 회의나 그 이후 회의에”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한 뒤 12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관측에 힘이 실렸다. 3일 오전 11시(한국시간) 기준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금리 인상률 전망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전날 44.5%에서 61.5%로 껑충 뛰었다.
 
특히 연준의 성명서에 담긴 “위원회는 목표 범위의 향후 증가 속도를 결정함에 있어 통화정책의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데 걸리는 시간적 지연, 경제 및 금융의 진전을 고려할 것”이라는 문구에 시장은 환호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안도 랠리 분위기는 단번에 사라졌다. 그가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해 생각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다. 우리는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하자 미국 증시는 폭포수처럼 곤두박질쳤다.
 
특히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 속도에 관한 질문은 덜 중요해졌다”며 높은 금리를 얼마나 오래 유지 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라면서, 최종 금리가 9월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4.6%를 뛰어 넘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제 시장에서는 최종금리가 최소 5%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2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4.75~5.0%에 달할 가능성은 52.6%, 3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5~5.25%에 달할 가능성은 45.8%로 올랐다. 전날 대비 모두 5.6%포인트씩 상승했다.
 
시장은 연준이 12월에 0.5%포인트, 2월과 3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총 1%포인트 올려 최종 금리가 5.25%에 달할 것으로 봤다.
 
마켓워치는 “이번 기자회견 전에는 연준이 다음 달에 인상폭을 0.5%포인트로 줄이고 2023년 초에 0.25%포인트 인상을 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통념이었다”며 “이제 더 많은 경제학자들은 최종금리를 5%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은 이번 FOMC에서 시장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 메시지란 ‘매번 0.75%포인트 인상이 계속된다는 것을 기대하지 말라, 그렇다고 우리는 비둘기파로 전환하지도 않을 것이다’라는 내용"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나올 경제 데이터에 최종금리가 달려 있다고 봤다. 12월 FOMC 전에는 2개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2개의 고용 보고서가 발표된다. 이들 지표가 확실한 인플레이션 둔화를 가리키지 않는 한, 연준 전투가 끝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다. 9월 근원 CPI 상승률은 6.6%로,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베로니크 드루기 조지 메이슨 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파월은 멈춰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불황을 만드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고 생각한다. 극심한 고통 없이는 이 높은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실제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 동안 연착륙할 수 있는 길이 좁아졌다"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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