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12 최초 신고자 "골목서 6시 반부터 '내려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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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22-11-0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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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이태원 사고 당일 오후 6시 34분 112에 최초 신고 했던 A씨는 "당시 사람들이 너무 많아 무서울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이태원에서 어렸을 때부터 살았고 지금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제 가게로 남편과 딸이 올 때까지 오후 5시부터 3층 위에서 쳐다보고 있다가 오후 6시쯤 (가족과 함께)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난 세계 음식 거리, 클럽 거리, 해밀턴 호텔 뒷골목이라고도 하는 (골목) T자 부분의 윗부분부터 너무 무서웠다. 이미 오후 6시 무렵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이러다 큰일 날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남편, 딸과 함께) 구경하려고 들어섰을 때부터 뒤로 가야겠는데 뒤로도 갈 수 없어 인파에 몰려서 한 방향으로 내려가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밀턴 호텔쪽)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올라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사고가 났던 마트 골목으로 꺾으니 거기엔 사람이 더 많더라"라고 말했다.

A씨는 "1번 출구에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 제 생각에 1번출구에서(나온 사람들이) 90% 이상 그 골목으로 모두 올라가려고 했다. 1번 출구에서 나온 사람들도 그 위에 그렇게 많은 인파가 있다는 생각을 못 하고 올라가자 위에서 내려오던 사람들이 밑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서 "내려가! 내려가!"라고 구호를 외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밀턴 호텔 쪽에서 딸하고 남편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사이 1번 출구에서 나온 사람들이 웃으면서, (상황을) 잘 모르고 그 골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니까 '위험하다'라는 생각이 들어 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제 딸도 인파에 휩쓸려서 놓쳤다"며 "나중에 남편이 '너(딸)를 못 봤다면 이 상황이 너무 무서웠다'고 하더라"며 자기 가족들도 큰일 날 뻔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한 "주말에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다닐 수 있는데 그날은 무슨 콘서트장에서 꽉 조이는 정도였다"면서 "저희가 내려올 때는 오후 6시가 조금 넘었을때인데 미취학 아동들을 목마 태우는 아버지도 있었고 유모차 밀고 내려오는 엄마도 있었는데 그분들은 어떻게 내려왔을까 걱정이 됐다"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 "여기 이태원 메인스트리트 들어가는 길, 해밀톤 호텔 골목에서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 데 너무 불안하다. 겨우 빠져나왔는데 인파가 너무 많다. 통제 좀 해주셔야 할 것 같다"고 112에 신고했다.

이에 112 접수 경찰은 "교행이 잘 안되고 밀려서 넘어지고 사고 날 것 같다는 거죠"라고 묻자 A씨는 "네, 지금 너무 소름끼쳐요"라고 답했다.

A씨 신고 이후 참사 직전까지 10건의 112 신고가 더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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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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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생생한 증언이 뉴스공장에서만 있었다면 또 개딸 운운하면서 유족의 가슴을 후벼팠겠지. 얼마나 긴박한 상황이었을지 상상이 간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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