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에 48조 몰렸는데 저원가성 예금은 29조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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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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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비용 예금 증가하면서 대출금리 치솟을 듯

31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상담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에 무려 48조원이 몰렸지만,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 잔액은 29조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구불예금은 이자 비용이 연 0.1%에 그치는 저원가성 예금으로 요구불예금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 조달 비용이 비싸졌다는 의미다. 조달비용이 오른 만큼 올 연말 대출금리는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41조8091억원이다. 전달(670조7737억원) 대비 28조9646억원(4.3%) 줄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41조294억원 감소했는데, 약 한 달 사이에만 연간 감소분의 40%가 넘게 빠졌다.

요구불예금이 급감한 이유는 금융계가 자금조달 경쟁에 나서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치솟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너도나도 공격적으로 정기예금, 은행채 등 자금조달 경쟁에 나서면서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고 '역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졌다. 

은행 예금 금리가 5%에 육박하자 한 달 만에 5대 은행 예금에 시중자금 47조7231억원이 몰렸다. 게다가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 등에서 출시한 하루만 맡겨도 3%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까지 인기몰이하면서 0%대 이자를 주는 요구불계좌에 자금을 맡길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추가 대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비용 예금이 증가할수록 대출 금리 인상을 더 부추기기 때문이다. 은행은 예·적금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이를 대출 재원으로 활용해 이익을 낸다. 이를 종합적으로 지표화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9월 기준 10년 2개월 만의 최고치인 3.4%까지 올랐다. 코픽스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주요 지표 금리다.

지난달 31일 기준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상단이 연 7.5%를 넘어섰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역시 상단이 연 7%를 넘었는데 은행권에선 연말에는 연 8%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가 자금조달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되므로 정기예금이 늘수록 지표는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연말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대출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기업의 월급통장 유치나 지방자치단체 시금고 등 기관성예금 확보로 요구불예금 잔액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은행들 내부적으로 유동성예금 감소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서울시 2금고를 유치함에 따라 1분기 2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예금 확보를 기대하고 있으며 계절적으로 (요구불예금) 잔액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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