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 생존자가 본 이태원 참사..."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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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10-3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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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를 쓴 이선민씨 페이스북]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이자 책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를 쓴 이선민씨가 15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산만언니'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이씨는 지난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쟁터가 아닌 일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이 한 번에 죽는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밤"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멀쩡한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가다가 혹은 친구들과 축제를 즐기려다 느닷없이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다"며 "종일 머리를 굴리고 굴려도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어째서? 왜? 또?'라는 물음만 떠오른다"고 적었다.

이씨는 과거 자신이 했던 인터뷰를 언급하면서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오징어 게임을 실사판으로 함께하는 것 같다. 위험천만한 생존게임을 매일 반복하며 '나와 내 가족은 안 죽을 거야' 막연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 이번에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말미에 이태원 압사 사고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는 "이 상황에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어떤 말이라도 위로가 되겠느냐. 차마 입 밖으로 아무 말로 안 나온다. 하지만 이 말만은 하고 싶다"며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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