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 이하 회사채 금리 최고 7%대… 채권시장으로 위기 급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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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10-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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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돈줄 말라가

  • 초우량 기업조차 잇단 채권 발행 실패

  •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 회사채 54조원

얼어붙은 채권시장에 갇힌 건설업계 자금조달.   [사진=연합뉴스]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위축되고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며 채권시장에 돈줄이 마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도 단기자금 및 회사채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50조원 이상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장기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자산유동화(ABS)을 제외한 회사채 만기 규모는 13조2452억원이다. 내년 상반기(1~6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40조7830억원)를 합치면 총 54조282억원이다.

최근 회사채 금리도 급등하는 모습이다. 21일 기준 회사채 등급별 신용스프레드를 살펴보면 △AAA 114bp(1bp=0.01%포인트) △AA+ 121bp △AA 125bp △AA- 130bp △A+ 145bp △A 173bp △A- 218bp 등 고점을 경신 중이다. BBB+ 등급 이하는 474~715bp까지 벌어진다. 이는 2012~2021년 중 장기평균(43bp)을 웃돌고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신용 스프레드가 벌어지게 된 원인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신용도와 유동성이 낮은 회사채 투자 수요가 주요 원인이다. 이는 채권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한다. 신용 위험이 낮은 우량 기업들도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투자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우량 기업들이 채권 발행에 실패하는 사례가 전해지고 있다. 앞서 AAA 등급인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17일 5% 후반대 고금리를 제시하며 4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나섰다. 5% 하지만 1200억원어치가 유찰됐다. 같은 등급인 한국도로공사도 같은 날 1000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전액 유찰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우량 기업들도 채권 발행에 실패할 정도로 채권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이라며 “신용위험도가 비교적 높은 기업은 아예 채권 발행은 엄두도 못 낼 지경”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만기가 된 회사채를 새로 회사채를 발행해 갚거나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금난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증권사에도 치명적이다. 그간 증권사들은 만기 PF 채권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CP)을 발행했는데 차환이 어려워지면서 직접 떠안게 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9일 만기가 도래한 400억원 규모의 ABCP를 전액 매입했다. 이는 전북 완주군이 지급 보증한 ABCP로 투자자가 차환을 거부하고 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건설사도 자금난이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20일 롯데케미칼에서 50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하기로 했다. 앞서 17일에는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 등을 대상으로 200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건설사의 PF 자산유동화증권 만기 규모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32조3908억원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와 건설사에서 디폴트(채무 불이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의 자금줄이 막히면 대형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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