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서 '조용한 사직' 열풍..."주어진 최소한의 일만"

  • 한국도 비슷한 추세...2030 "월급 받는 만큼만 일"

  • 일각선 조용한 사직이 개인의 도태 부추긴단 의견도

[사진=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올라온 '조용한 사직' 영상 갈무리]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도 않는다."

이런 내용이 담긴 17초짜리 영상이 미국 젊은이들의 노동 가치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란 제목의 이 영상은 직장에서 최소한의 일만 하겠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즉 일보다 개인의 삶을 중시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런 노동 가치관으로 인해 개인이 조직 안에서 빠르게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구글 이용자들의 검색어 추이를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미국에서 '조용한 사직'을 검색한 비율이 지난달 초부터 급증했다. 지난 7월 미국의 20대 엔지니어 자이들 플린이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 '조용한 사직'이란 신조어를 소개하면서부터다.
 

미국에서 '조용한 사직'을 검색한 비율이 지난달 초부터 급증했다. [사진=구글 트렌드]

그는 영상에서 "최근 조용한 사직이란 단어를 알게 됐다. 주어진 일 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즉 조용한 사직이란 주변 사람 몰래 퇴사한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일만 하며,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굳이 하지 않겠다는 노동 가치관이다. 이 영상에는 45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면서 현재 35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조용한 사직'을 해시태그로 단 게시물도 미국 젊은이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일부 외신은 일이 곧 삶이던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조용한 사직의 유행 배경을 분석했다. WP는 "직장인이 허슬 컬처(Hustle culture)를 포기하고, 직장에서 (주어진 것) 이상을 하려는 생각을 중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허슬 컬처란 개인의 삶보다 일을 중시하고 일에 열정을 쏟는 생활 방식을 가리킨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6월 미국 직장인 1만50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동자 절반가량이 자신이 맡은 업무 중 최소한만 소화하는 조용한 사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조용한 사직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자리 잡는 추세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12월 직장인 3293명을 대상으로 ‘회사 업무와 월급의 관계’와 관련해 조사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 이상이 ‘회사에서는 딱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런 인식은 20~30대에게 강하게 나타났다. '월급을 받은 만큼 일하면 회사에서 성장할 수 없다'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20대(50.6%)와 30대(52.8%) 사이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40대(61.8%)와 50대(70.2%)는 '월급 이상의 업무를 해야 인정받는다'고 답했다.

한편 '조용한 사직'과 같은 노동 가치관으로 인해 조직에서 개인이 도태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허핑턴포스트 창업자인 아리아나 허핑턴 스라이브글로벌 CEO는 '조용한 사직' 유행과 관련해 "단지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니라 삶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도 "회사는 필요할 때 기꺼이 나서는 인력들로 운영되게 돼 있다. 조용한 사직은 회사뿐 아니라 직원 개인에게도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사진=아주경제]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페이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