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에도 고꾸라지는 中위안화...연말 7.3위안대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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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9-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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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위안화 고시환율(27일) 7.0722위안...가치 0.6% 급락

  • 中, 위안화 약세 방어에 나서나...역주기조절요소 등 대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로 중국 위안화 환율이 이틀 연속 7위안대를 이어가고 있다. 외환 선물환 거래에 대한 위험준비금 예치율 상향조정 등 중국 중앙은행의 위안화 환율 방어에도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는 모습이다. 
 
◆위안화, 2년3개월 만에 최저치...약세 계속
27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424위안 올린 7.072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0.6% 급락한 것으로 지난 2020년 6월 30일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환율을 올렸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인민은행은 최근 들어 외환 선물환 거래에 대한 위험준비금 예치율 상향 조정, 외화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등을 통해 위안화 가치 하락 압력을 막고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전날 인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외환선물환 거래에 대한 위험준비금 예치율을 0%에서 20%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외환선물환 위험준비금율을 인상한 건 4년 만이다. 외환선물환 위험준비금은 은행들이 기업 등에 달러 선물환(옵션·스와프 포함)을 거래할 때 인민은행에 1년간 무이자로 예치하는 금액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비용을 높여 위안화 매도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하지만 이 조치 후 역외 위안화 가치가 잠시 '제동'이 걸려 강세로 돌아서는 듯했지만 이내 약세를 재개하는 등 시장 흐름은 바꾸지 못한 모양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무서운 속도로 고꾸라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6분(현지시간) 기준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7.1633~7.1640위안선에서, 역외시장에서도 7.1626~7.1631위안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특히 기준환율의 제한을 받지 않는 홍콩 역외시장 환율이 이날 장중 0.1% 올랐다가 0.3% 떨어지는 등 등락을 반복했다. 2008년 이후 14년 동안 한 번도 깨지지 않은 1달러당 7.2위안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위안화 약세 방어에 나서나...역주기조절요소 등 대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당국이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 어음을 발행하거나 역주기 조절 요소(counter-cyclical factor)를 통한 환율 관리 등의 수단을 사용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키 류 홍콩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전략가는 중국 당국이 역외 시장에서 유동성을 회수하고 통화에 대한 베팅 비용을 인상하기 위해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 지폐의 발행을 강화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천징양 HSBC홀딩스 전략가도 블룸버그에 "거래 기준치를 산정할 때 책정 참여 은행이 역주기 조절 요소를 이용하는 것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역주기 조절 요소는 중국 경제 펀더멘털이 기준환율에 더 명확히 반영되도록 함으로써 군중심리에 환율이 요동치지 않도록 환율 메커니즘을 조절하는 일종의 통화 방어장치다. 위안화가 가파른 절하를 이어가던 2017년 5월 처음 도입됐고 2018년 1월 적용이 중단됐다가 미·중 무역전쟁 속 위안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서자 그 해 8월 다시 시행됐다. 이후 지난 2020년 10월 위안화 강세 행진 속 2년여 만에 다시 이를 제외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외화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류 전략가는 인민은행이 외화 지준율을 추가로 2%포인트 내린 5%로 조정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은 지난 4월과 9월 두 차례 외화 지준율을 인하한 바 있다.

당분간 위안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연말 예상 환율을 7.3위안으로 제시했고, 일본 노무라와 호주 맥쿼리는 7.2위안으로 전망했다. 위안화 환율이 1달러당 7.2위안을 넘은 것은 2008년 2월이 마지막이다.

프랑스계 금융회사인 나타시스(Natixis SA)의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국가 통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면 인민은행이 경제적 대가에도 7.2위안대까지 용인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평가 절하 속도가 빨라지면 인민은행이 직접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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