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특수 LPG車, 유럽發 에너지 대란에 '급제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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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9-1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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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동절기 천연가스 수급 '빨간불'

  • 대체 가능한 LPG 수요 급증할 전망

  • 유가 재급등하면 LPG 가격에도 영향

  • 값싼 유지비 장점 실종땐 판매 악영향

  • 완성차·중고차업계, 불똥 튈라 전전긍긍

고유가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른 LPG(액화석유가스)자동차가 복병을 만났다. 최근 유럽의 에너지 대란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LPG 가격도 들썩일 조짐이다. LPG 가격이 크게 치솟는다면 LPG자동차의 최대 장점인 값싼 유지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13일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차량용으로 쓰이는 LPG 부탄의 리터(ℓ)당 국내 가격은 4월 1136원으로 오른 뒤 8월 1088원까지 떨어졌다. 이달에도 가격이 소폭 하락해 3개월 연속 하강 추이다. 그러나 10월부터는 상승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러시아는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관을 틀어막아 천연가스 공급 대란을 불러왔다. 동절기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천연가스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LPG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도 10월부터 천연가스에 LPG를 혼입시켜 천연가스 대란에 대비하는 등 LPG 수요 급증을 예고했다.

문제는 이러한 수요 증가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어떠한 행보를 보이느냐다. 아람코는 국제 LPG 가격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매달 환율과 국제 시장 상황에 따라 LPG 공급가격을 책정한다. 아람코는 3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당시 가격을 대대적으로 인상한 바 있다. 3월 부탄 가격은 톤(t)당 920달러까지 급등했다가 이달에는 630달러까지 내려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11일(현지시간)에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로 올겨울에 유가가 다시 급등할 수 있다고 밝혀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하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다. 국제유가 역시 LPG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이러한 환경적 변화로 인해 LPG 차량 판매에 불똥이 튀지 않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LPG 차량 판매량은 올해 1월 4899대에서 7달 7052대로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판매 수위를 차지한 LPG 모델은 ‘쏘나타(9924대)’, QM6(8540대), ‘봉고(5166대)’, ‘그랜저(4887대)’, ‘스타리아(3226대)’, ‘K5(2559대)’, ‘K8(1382대)’ 순이다.

특히 르노코리아차의 중형 SUV ‘QM6’는 올해 상반기 내수 전체 판매대수(2만6230대)의 절반(52.9%)인 1만3899대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QM6 LPG 모델은 8540대로 QM6 전체 판매의 61.4%의 압도적 비중을 보이고 있다. 기아는 QM6 LPG 모델이 국내 유일의 SUV LPG 모델로 큰 인기를 누리자 지난 7월 ‘스포티지’ LPG 모델을 출시하고 맞불을 놓았다.

더욱이 완성차 시장 외에 중고차 시장과 LPG차 개조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고차 시장은 LPG차의 높은 경제성으로 인해 근래 들어 잔존 가치가 높게 형성되고 있으며, 유지비 부담을 덜려는 운전자들이 LPG엔진 개조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LPG 개조시장은 택시·장애인 등만 사용하던 LPG 규제가 2019년 정부의 전면 해지 조치로 풀린 이후 최대 성수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지비가 높은 고배기량과 대형차 위주로 개조가 이뤄지면서 관련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중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PG 가격 인상요인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 에너지 대란이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도 있어 시장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특히 LPG는 서민 에너지라는 측면에서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와 맞닿아 있어 정부가 가격 인상에 손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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