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전세보증금 미반환 우려…임차인들 '월세' 선호 2년 전보다 2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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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2-09-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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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직방]


집값 하락, 기준금리 인상, 깡통전세 우려 등으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매매가격이 하향 추세이고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한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보증금을 내주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해지자 임차인들이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월세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직방'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접속자 1306명을 대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선호하는 주거형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임대·임차인의 57.0%가 '전세거래'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특히 현재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전세임차인의 85.4%가 전세거래를 선호했다. 월세거래를 선호하는 응답자는 43.0%로 나타났는데 이 비중은 2020년 10월 조사에서는 21.3%에 불과했다. 최근 2년 만에 월세 선호도가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전·월세 임차인 전체에서는 57.4%가 '전세' 거래를 선호했다. 응답자 중 20~30대에서 60% 이상이 '전세'를 선호해 다른 연령대(40~50%대)보다 응답률이 높았다. 거주지별로는 서울, 경기, 인천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전세 선호 응답이 높았고, 세대규모별로는 4인 이상 가구에서 전세를 더 선호했다.

임차인이 전세거래를 선호하는 이유는 매달 부담해야 하는 고정지출이 없다는 점(53.8%)이 가장 컸고, 월세보다 전세대출 이자부담이 적고(22.0%), 내집마련을 위한 발판이 된다(10.1%)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임차인이 월세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2.6%로 2020년 조사 결과(17.9%)보다 크게 증가했다.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목돈 부담이 적어서'가 4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기·전세금반환 등 목돈 떼일 부담이 적어서(20.7%)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서(13.5%) △단기 계약이 가능해서(1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직방 관계자는 "2년 전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월세 선호 이유 중 '사기, 전세금반환 등 목돈을 떼일 부담이 적어서'가 2배가량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최근 매매가격이 하향 추세고,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부담 등이 커져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해 전세로 내놓았다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보증금을 미반환하는 사례가 늘자 세입자들도 월세 거래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대인은 응답자 총 127명 중 53.5%가 '전세'를 선호했다. 20대에서 80%대로 가장 높게 '전세'를 선호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월세' 선호 비율이 커졌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월 수입이 없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돼 안정적인 월 고정 수입처로 주택 월세를 기대해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세입자 월세 미납 부담이 없어서'가 45.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세금으로 재투자가 가능해서(33.8%) △장기계약으로 임대계약관리 부담이 적어서(1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매월 고정적인 임대수입이 있어서'가 64.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계약 만기시 반환보증금 부담이 적어서(18.6%) △임대수익률이 시중 금리보다 높아서(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재 거주지에서 다음 거주지로 이사할 때 전세로 가고 싶다는 응답자는 50.9%, 월세는 38.4%로 여전히 전세선호도가 월세보다 높았지만 월세 선호도 역시 2년 전에 비해 소폭 늘어났다. 2020년 설문에서 월세로 이사 가고 싶다는 응답자는 22.2%에 불과했으며 전세 이사 선호도는 61.5%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입주물량 증가와 금리인상 등으로 전·월세 불안은 해소됐지만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매매시장 약세 속 금리인상에 따른 임대인의 대출부담 증가까지 겹쳐 보증금 반환에 대한 이슈와 분쟁이 늘고 있다"면서 "임대인에 체납 정보와 대출관련 금융 정보 확인이 어려워 깡통전세, 전세사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목돈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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