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일하는 모든 사람의 '행복 버팀목'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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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2-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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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산재·고용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해 안정적인 일터를 만들고, 체계적인 공공의료를 통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최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국민에게 환영받는 '노동복지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020년 2월 취임한 강 이사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공단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Brand Identity)를 '노동복지 허브'로 설정했다. 수혜적인 복지에서 벗어나 '일(work)'을 바탕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일터의 복지는 물론 일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일하는 사람 모두가 복지를 지원받도록 하겠다"
'노동복지 허브'는 강 이사장이 취임 당시부터 강조한 개념이다. 노동생애와 사업생애 주기에 맞춘 노동복지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에게 환영받는 근로복지공단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강 이사장은 "일하는 생애 단계별 복지를 공단이 책임진다는 것을 핵심으로 두고 '노동복지 허브'를 설계했다"며 "공단이 중심을 잡고 서비스하겠다는 개념을 체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따로 흩어져 있던 각종 서비스를 디지털, 데이터 기반으로 업무를 시스템화해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얘기다.

노동복지 허브는 일하는 삶의 영역을 노동생애(취업)와 사업생애(창업) 등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체계화했다. 우선 '노동생애'는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다치거나 일자리를 잃었을 때 공단이 각종 지원을 통해 도움을 주는 것이다. 산재·고용보험, 산재직영병원 운영, 퇴직급여(연금) 지급 등이다. 공단은 사업주의 '사업생애'도 체계화했다. 여기에는 산재 대체인력 지원, 자영업자 실업 급여 등이 포함된다.

공단은 근로자뿐 아니라 영세 사업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일하는 사람 모두를 아우르는 데도 힘쓰고 있었다. 그야말로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를 포함하는 '포괄성'을 강조한 것이다. 강 이사장은 "그동안 노동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일하는 모든 사람이 복지를 지원받아야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노동복지 허브' 시스템의 미흡한 부분을 채우고 보완해 좀 더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사회복귀지원 서비스를 통해 일터 보호와 건강성 회복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며 "맞춤형 근로복지 서비스를 통해 일하는 모든 사람의 '행복 버팀목' 역할을 충실하게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MZ세대에 귀 기울이고, 현장 찾아 '소통·공감' 강조
강 이사장은 공단의 미션을 실현하는 핵심 동력을 내부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일하기 나은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전체 구성원(1만2000명) 중 절반 이상인 51.7%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구성된 점을 활용해 '젊고 강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그의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공단은 MZ세대들이 스스로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있도록 공공기관 최초로 조직문화팀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이는 소통과 공감을 강조하는 강 이사장의 조직 운영 철학과 닮았다.

가장 큰 변화는 울산 본사 내 일부 부서에서 운영 중인 자율배석제다. 구성원 간 적극적인 소통을 방해했던 지정 좌석과 칸막이를 없애고, 매일 아침 자신이 오늘 하루 근무할 자리를 선택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칸막이는 낮게, 좌석은 함께 사용하다 보니 소통 공간이 재탄생했다. 강 이사장은 "직원들 반응도 매우 좋다. 공간에 여유가 생기니 좀 더 적극적인 소통이 시작됐고, 공감대도 빠르게 형성돼 업무에도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소통과 공감을 중시하는 강 이사장의 철학은 잦은 현장 행보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그는 지난주까지 지역본부, 지사, 병원 등 소속 기관 130여 개를 모두 방문해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강 이사장은 폭우 현장도 찾았다. 그는 "지난주 전국적으로 물난리가 심했다. 물난리에 취약한 병원 현장을 직접 찾아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복구 상황이나 대책 등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낡은 규제 손보고, 행정 시스템 개선···"혁신 앞장서겠다"
공단은 낡은 규제를 쇄신하고 불합리한 규정과 절차를 개선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강 이사장은 올해 주요 규제 혁신 추진 과제로 법령 위반에 기인한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범죄 행위와 관련 있는 업무상 재해에 대해 법원과 행정기관 간 인정 기준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해 산재 인정 기준 매뉴얼을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또 산재 노동자가 다시 직장으로 돌아오는 것을 돕는 방안도 마련했다. 강 이사장은 "지금까지는 기존 직장으로 복귀할 때만 직장복귀지원금을 지원했는데, 앞으로는 타 직장에 취업할 때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산재 노동자 요양 기간 동안 사업주에게 지급하는 대체인력 지원금이 지금은 6개월이지만 12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단은 국민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서비스받을 수 있도록 행정 시스템도 손봤다. 강 이사장은 "스마트 자동 접수 시스템을 구축해 민원인이 모바일 앱을 이용해 증명원 등을 발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이런 규제 혁신을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해 체계적인 규제 혁신 전략을 수립하겠다"며 "규제 개선 안건을 자체적으로 검토·발굴하고, 다양한 국민 소통 플랫폼을 활용한 국민 체감 규제 개선 안건 의견 수렴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고유 사업 기반의 가치 창출 실현···ESG 경영 수행"
공단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힘쓰고 있다. 강 이사장은 "공단의 존재 자체가 ESG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공공기관"이라며 "공단의 사회적 역할은 분명하다. 앞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포함해 좀 더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감 등 ESG 경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산재·고용보험 적용 사각지대 해소, 의료재활 서비스 맞춤 제공, 취약계층 지원과 일·생활 균형을 통한 안전망 내실화, 데이터 기반 행정 서비스 제공 등 고유 사업 기반의 가치 창출을 실현해 지속 가능한 ESG 경영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공단이 보여준 ESG 경영 성과도 두드러진다. 공단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환경보전종합계획을 수립하고, 탄소중립 계획 로드맵에 따라 공단 경영 체질 개선 체계를 확립했다. 내부 조직 중 안전환경관 관련 조직의 실행력을 강화해 중대산업재해나 중대시민재해 제로(zero)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유지하는 등 재난·안전 관리시스템도 구축했다.

강 이사장은 끝으로 '노동복지 허브'를 한 번 더 강조했다. 그는 "노동복지 허브의 핵심은 포용과 협업"이라며 "사회와 노동의 다변화를 담아 전통적 노동자를 넘어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 등 모든 국민을 포용하는 사회보장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때 제공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업을 선도해 노동복지 서비스 중심 플랫폼 도약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단은 명실상부한 '노동복지 허브'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회보험 제도에 대한 진입은 쉽게, 보장은 넓게, 결정은 공정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언제 어디서나 일하는 사람을 두텁게 보호해 일하는 생애를 아우르는 진정한 희망 버팀목으로서 국민에게 환영받는 공공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1959년 출생 △오현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성균관대 노동경제학 석·박사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한국직업자격학회 회장 △경기대 일반대학원 직업학과 부교수 △중앙고용정보원(현 한국고용정보원) 원장△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업훈련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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