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이중섭 걸작 90여점 한자리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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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2-08-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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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컬렉션:이중섭展

  •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포함 90여점

  • '닭과 병아리' 등 미공개 작품들 선봬

  •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 등 사진 전시도

  • 12일부터 내년 4월 23일까지 서울관

‘가족과 첫눈’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 서울관에서 지난해 7월 개막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은 약 25만명이 관람하며 국민들의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는 ‘국민화가’ 이중섭(1916~1956년)의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을 오는 12일부터 2023년 4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은 지난해 4월 고(故) 이건희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1488점 중 이중섭의 작품 80여 점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기존 소장하고 있던 이중섭 작품 중 10점을 더해 총 9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기증된 이건희컬렉션에서 이중섭의 작품은 국내외 작가를 통틀어 유영국, 파블로 피카소에 이어 가장 많고, 회화 및 드로잉의 비중에 있어서는 가장 높다.

‘위대한 유산’ 이건희컬렉션은 국내 문화 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에 크게 이바지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현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10일 열린 간담회에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이중섭을 다시 보는 시도”라며 “100여 점이 넘는 작품과 이전 전시에서 남긴 풍부한 자료 덕에 소장품으로도 한국 미술의 주요 인물에 관한 개인전이 가능할 수 있었다”라고 짚었다.

‘닭과 병아리’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좀처럼 보기 힘든 이중섭의 대규모 개인전이다. 출품작 중에는 ‘닭과 병아리’(1950년대 전반)와 ‘물놀이 하는 아이들’(1950년대 전반)과 같이 이건희컬렉션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 2점뿐만 아니라 1980년대 전시된 이후 오랜만에 공개되는 ‘춤추는 가족’(1950년대 전반)과 ‘손과 새들’(1950년대 전반) 2점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 소장품은 ‘부부’(1953)와 ‘투계’(1953) 등 11점의 기존 소장에 더하여 104점의 이건희컬렉션 기증을 통해 총 115점이 되었다.

특히 1940년대 제작된 엽서화 40점이 대거 소장되어 이번 전시에는 36점이 출품되고, 3점에 머물던 은지화가 총 30점으로 늘어나 전시에는 27점이 출품됐다.

은지화는 광택 있는 알루미늄 속지에 철필 또는 못을 사용해 윤곽선을 그린 후 그 위에 물감과 먹물 등을 문질러 완성한 작품을 일컫는다. 이중섭은 담뱃갑 속 은박지를 다방이나 술집 심지어는 길바닥과 쓰레기통에서 주워 사용했다고 한다.

은지화 ‘가족을 그리는 화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후시대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이번 전시는 이중섭의 작품세계를 1940년대와 1950년대로 나누어 소개한다.

1940년대는 이중섭이 일본 유학 시기부터 원산에 머무를 당시 작업한 연필화와 엽서화를, 1950년대는 제주도, 통영, 서울, 대구에서 그린 전성기의 작품 및 은지화, 편지화 등을 선보인다. 전시는 재료와 연대를 조합해 예술가 이중섭과 인간 이중섭을 고루 반영했다. 작품에 담겨 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이중섭은 1936년 일본 도쿄 교외에 위치한 제국미술학교에 입학하며 유학생활을 시작했고, 이듬해 도쿄 문화학원으로 옮겨 1941년까지 수학했다. 이 시기 자유미술가협회전에 ‘서 있는 소’(1940), ‘소묘’(1941), ‘망월’(1943) 등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으로 인해 월남하게 되면서 작품 대부분을 원산에 두고 온 것으로 전해진다. 1940년대 주요 작품으로 문화학원에서 만나 훗날 부부가 되는 연인 야마모토 마사코(한국이름 이남덕)에게 1940년부터 1943년까지 보낸 엽서화를 비롯하여 여인상과 소년상을 그린 연필화 등이 전시됐다.

이중섭은 1950년 부산으로 이전한 뒤 1956년 사망하기 전까지 제주도, 통영, 대구, 서울 등지를 옮겨 다니며 작업을 지속했다. 특히 공예가 유강열의 초청을 받아 옮겨간 통영에서 1953년 1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머물며 소 연작 등 대표작들을 제작했다. 이때의 왕성했던 창작력은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1950년대 주요 작품으로 새와 닭, 소, 아이들, 가족을 그린 회화 작품과 더불어 출판미술, 은지화, 편지화, 말년에 그린 풍경화 등을 나누어 소개한다. 대표작으로는 ‘투계’(1955), ‘춤추는 가족’(1950년대 전반),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1950년대)가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건희컬렉션으로 증폭된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 부응하고 미술관의 한층 심화된 연구를 발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로 이중섭의 삶과 예술세계를 새로운 각도에서 살필 수 있어 또 다른 감동과 의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인에게 보낸 편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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